손자/탄생 100일~1세

할머니 갑갑해요

돌샘 2012. 10. 20. 18:35

할머니 갑갑해요

(2012.10.14)

이번 일요일에는 아범과 어멈이 사돈댁에서 보내주신 고춧가루랑 가지, 방울토마토,

참기름 등을 전하고 조부모 뵈러 준모가 온다기에 며칠 전부터 기다렸답니다.

나는 금요일부터 몸 상태가 안 좋고 감기몸살기가 있었으나 토요일 지인 자녀 결혼식과

인사를 다녀올 곳이 있어 무리를 했더니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내내 감기몸살에 시달렸답니다.

저녁에 준모가 온다고 연락이 왔지만 혹시 할애비 감기가 애지중지하는 손자에게 옮을까봐

아범만 물건을 가지고 집에 들어오고 어멈과 준모는 주차장에서 기다리면 할머니와 고모가 내려가서 만나도록 했답니다.

마스크를 쓰고 멀찌감치 떨어져서 준모를 볼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할애비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손자에게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아 보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집에 혼자 남아 있었답니다.

얼마 후 할머니와 고모가 준모를 보고 와서 하는 말이 할머니가 안아주니 웃으며 잘 안겨 있다가

집에 돌아가기 위해 자동차 안전벨트를 매니 준모가 울더랍니다.

그래서 준모야 하고 부르니 씩~ 웃더니 조금 후에 또 울어서 다시 한번 준모야 하고 부르니

씩~ 웃었는데 안전벨트를 풀어주지 않으니 울면서 떠났다고 합니다.

준모는 요사이 한창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시기라서 자동차를 탈 때 안전벨트를 매어 갑갑하게 구속되면 싫어서 울곤 한답니다.

할머니 말은 안전벨트를 매고 울다가 준모야 하고 부르니 씩~ 웃은 것은 할머니가 안전벨트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안 풀어주니 다시 울었지 않았겠느냐고 하는데 내 마음도 아리어 오는 것 같았답니다.

자식을 키울 때는 누구보다도 엄했던 애비였지만 손자를 대할 때는 할애비 마음이 한없이 여려진답니다.

준모야! 할애비와 할머니는 네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아도 되도록 가능한 도와주고 싶지만

자동차 탈 때 안전벨트 매는 것은 누구나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네가 잘 적응하도록 도와줄 수밖에 없단다. 야속하더라도 잘 참아야 한다. 우리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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