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3.2.)
며칠 전 집사람이 ‘이번 징검다리연휴에 나들이 가려면 보문사가 어때요?’하고 물었다.
‘좋지요! 예전엔 배를 타고 들어갔는데 지금은 연도교로 연결되었어요.’하고 대답했다.
징검다리휴일은 일반 휴일보다 교통소통이 좋다는 것이 경험칙이다.
마음에 여유와 평온을 가지기 위한 ‘나들이’이니 서둘지 않기로 했다.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 남쪽과 서쪽 해변을 따라 천천히 드라이브를 하고 석모대교를 건넜다.
예전엔 선착장에서 남쪽해안을 거쳐 보문사로 갔으니
이번엔 석모대교를 지나 북쪽해안을 구경하며 보문사로 들어섰다.
주차장에서 보문사 쪽 산을 바라보니 8부 능선쯤 마애불 바위가 보였다.
점심때가 되었으니 식사부터 하고 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이곳 지역 별미로 특별한 음식이 떠오르지 않았다.
여러 음식점의 간판 메뉴 중 ‘해물쟁반짜장’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이름 그대로 쟁반짜장에 해물이 제법 많이 들어있었다.
절 경내로 들어서자 눈에 익은 건물과 거목들도 있었지만 새로 조성된 탑과 전각들도 보였다.
마애불은 본전 위 상당히 높은 곳에 있는 거대한 화강암반에 조성되어 있다.
돌계단을 따라 언덕길을 오르니 숨도 차도 몸에 열도 나서 목도리를 벗었다.
언덕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넓은 갯벌과 바위섬이 한가롭기만 했다.
염불소리를 들으며 마애불 조각의 이모저모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흔히 보아왔던 마애불과는 달리 조성시기가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사람이 마애불 관련 안내문을 읽어보고는 1928년도에 조성되었다고 알려주었다.
언덕을 내려올 때는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힘도 안 들고 모르는 사이 쉽게 내려왔다.
페리를 타고 올 때는 운행시각, 대기시간, 배타는 시간, 구경 등으로
하루 종일 걸렸는데 연도교가 개통되니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배를 타고 오가면서 바다경치를 구경하고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유인하던 낭만은 사라지고 말았다.
석모도 남쪽에 있는 ‘민머루 해변’에 들렀다.
각종 조형물과 편의시설은 최근에 조성된 것 같으나 경치가 괜찮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낙조 풍경이 아름다운 서해 3대 일몰지라고 자랑해 놓았다.
강화도에 온 김에 구경할만한 장소 중 아직 가보지 않은 ‘강화 제적봉 평화전망대’에 들리기로 했다.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고성 통일전망대, 철원 평화전망대 등은 가봤지만 이곳은 예전에 몰랐던 곳이다.
강화도의 북단 민통선 안에 위치하여 군 초소에 간단한 출입신고를 하고 들어왔다.
입장료를 내고 언덕을 올라 건물 위층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
해설자가 나와 이곳 휴전선 부근의 지형, 지리 및 역사적인 사실에 관하여 간단한 설명을 해주었다.
강 건너 북한 땅과는 2Km내외의 바다를 사이에 둔 채 상당히 가깝게 마주하고 있었다.
밀물 때라 바닷물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밀려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전망대 앞은 바다지만 강 하구처럼 보이는 지형이었다.
동전을 넣고 망원경으로 북한 마을을 조망하니 시야에 주민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예전에 유사한 전망대에서 북한 쪽을 조망하면 고지와 북한군 초소, 마을 모습이 보이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전망대는 높은 제적봉 위에 위치하고 북한 쪽은 연백평야 부근으로
지대가 낮으니 위에서 아래쪽을 감시하는 느낌이 들었다.
북한 주민들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전망대 옆 뜰에는 망배단과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음향시설에서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여러 가수의 목소리로 번갈아 흘러나왔다.
북에 둔 이산가족이 없어 그 아픔을 실감할 수는 없으나 이별의 슬픔을 공감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석모도 보문사)
(민머루 해변)
(강화 제적봉 평화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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