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3.10.)
3년 만에 전철을 타고 춘천 가서 공지천 산책이나 할까 하고 집을 나섰다.
나들이 결정에는 점심 차리는 수고를 들어주겠다는 측은지심(?)도 한몫을 했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는 젊은 날 가슴 설레던 추억은 물론 근년의 기억들도 흩어져 있다.
세월이 무상하여 어느새 전철을 무료로 승차할 수 있는 지공거사가 되어버렸다.
남춘천역에서 내릴 요량으로 7호선 상봉역에서 춘천행 전철을 갈아탔다.
아직 이른 봄이라 상춘객이 많지 않은 덕분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푸른 북한강 물줄기와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등 눈에 익은 역이름이 차례로 지나간다.
김유정역이 다되어 갈 무렵 웬 아줌마가 전동차에서 광고용 찌라시를 나누어주었다.
무심결에 한 장 받아보니 춘천 닭갈비 선전이었다.
광고지 중간쯤 ‘모듬닭갈비’ 이상 드신 분은 춘천명소 관광을 시켜준다는 문구가 있었다.
음식점 위치가 남춘천역 부근이니 우리가 내릴 역 부근인 모양이다.
반신반의하며 이왕 먹을 점심, 닭갈비를 먹고 모처럼 춘천 관광이나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도대로 찾아가니 닭갈비 전문점이 여러 집 눈에 띄고
집집마다 ‘식사후 구경시켜 드려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당초엔 공지천 부근을 산책할 예정이었으나 예상치도 않았던 춘천명소 관광에 나서게 되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25인승 버스에 올랐다.
음식점을 출발한 버스는 공지천에 도착하여 25분가량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에 들어가 에티오피아와 관련된 전시물을 관람하고,
남는 시간에는 보트장 주변의 예쁜 건물들과 잉어조각상을 감상하였다.
공지천을 출발한 버스는 의암댐을 건너 호반을 따라 난 길을 서행하면서
‘애니메이션박물관’과 ‘박사마을’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북한강을 건너 ‘강원도립화목원’을 지나고 조금 더 가자 소양강이 나타났다.
댐 옆에 난 언덕길을 이리저리 흔들리며 올라가 정상에 도착하자 구경시간이 주어졌다.
댐 상부에 난립해 있었던 상점, 유람선 선착장, 주차장 등이 깨끗이 정비되어 있었다.
댐 수위가 한참 아래에 있는 것을 보면 최근에 비가 제법 내렸지만 해갈에는 부족한 모양이다.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청평사계곡에 놀러갔던 옛일이 기억의 저편에서 가물거렸다.
관광객을 태운 버스는 소양강을 따라 춘천호반으로 내려와 ‘소양강스카이워크’에 섰다.
‘소양제2교’가 보이는 호반에 소양강처녀 노래비와 동상이 서있고 그 옆에 스카이워크가 조성되어 있었다.
스카이워크에는 투명강화유리가 설치되어 표면보호를 위해 덧신을 신고 입장을 했다.
워크가 끝나는 지점 바로 앞 호수엔 민물고기 ‘쏘가리’의 은빛조각상이 빛나고 있었다.
춘천역 앞에 내려주는 것으로 관광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뜻밖에 춘천 유명관광지를 일주하며 구경하는 호사를 누렸다.
전철을 무료로 타고 관광버스까지 제공받았으니
지공거사의 춘천 유람은 한 끼 식사비로 해결한 셈이다.
(공지천)
(소양강댐)
(스카이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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