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 첫째 날(경주 남산, 분황사와 황룡사, 야경)
(2018.3.31.)
경주의 신라유적 구경은 몇 번을 했지만 경주남산 유적답사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아있었다.
경주남산연구소 주관으로 가이드가 해설을 해주는 유적답사코스에 참여하기로 했다.
토요일 아침 서울을 출발하여 유적을 답사하고 일요일 상경을 하려면
여러 가지 코스 중 삼릉골(단축)코스가 적합했다.
50명 선착순 예약을 받는다 하여 하루 전날 예약을 마치고 수학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고속도로의 차량통행은 비교적 순조로웠으나 정오 무렵 경주나들목 부근에서 시내 쪽으로 정체가 발생하였다.
우리의 약속장소는 다행히 시외곽이라 여유 있게 목적지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고 경주남산문화유적안내소를 찾았다.
참가 신청한 유적답사 예정자가 모두 다섯 사람이었지만 세 명이 포기하는 바람에
우리부부만 해설사와 함께하는 단출한 답사가 되었다.
‘배리’삼존불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경주남산 유적답사를 시작했다.
부근에 흩어져 있던 석조불상 3구를 옮겨와 전각을 지어 보호하고 있으나 불상의 조성연대는 다르다고 하였다.
전각을 세워 보호하니 비와 습기에 의한 불상의 부식은 완화시킬 수가 있으나
햇빛 방향에 따른 오묘한 모습의 변화는 느낄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탑의 기단과 탑신 그리고 옥개석을 모아 놓은 석탑 앞에서
옥개석에 새겨진 계단 수에 따라 탑의 조성연대를 추정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삼릉에 대한 해설을 할 때는 주위 소나무가 능 쪽을 향해 멋있게 가지를 뻗은 것은
식물이 햇볕을 많이 받으려는 속성의 결과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등산로 양쪽엔 분홍빛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길가 자연석 위에 석조여래좌상이 모셔졌는데 머리부위가 없고 여러 군데 부셔져있었다.
부서진 부위를 보니 자연적인 마멸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파괴한 흔적이 뚜렷했다.
옆길로 산비탈을 조금 오르니 큰 암벽 위쪽에 마애관음보살상이 조성되어 있었다.
얼굴부위는 도드라지게 입체적으로 조각하고 아래부위로 갈수록 조각의 깊이가 얕아지는 기법이라 했다.
보살이 바위 속에서 걸어 나오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한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가 다시 옆길로 빠져 얼마간 오르자,
왼편은 돌출되고 오른쪽은 뒤로 물러선 형태의 흑갈색 암벽이 앞을 가로막았다.
앞쪽 암반에 세분 뒤쪽 암반에 세분, 모두 여섯 분이 모셔져 있다하여 선각육존불이라 하였다.
선각된 불상이라 암반의 균열과 혼동될 수도 있지만 불상의 윤곽이 잘 나타나는 것 같았다.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암벽을 오르자,
빗물이 바위를 타고 불상 쪽으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바위에 새긴 홈이 보였다.
가파른 산길을 바삐 오르다보니 일찍 찾아온 더위라는 말이 실감났다.
좀 쉬었다가 가자는 말을 하기가 민망해 급경사의 바위 길을 헐떡이며 계속 올랐다.
가로방향으로 균열이 간 큰 암반에 마애여래좌상이 나타났다.
바위에 새겨진 ‘여래’의 코를 포함한 얼굴윤곽으로 보아,
석공의 솜씨가 별로거나 미완성 작품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해설가는 전문가들도 그렇게 상반된 해석을 한다고 일러주었다.
바람마저 불지 않는 화창한 날씨에 급한 산길을 오르니 여름이 따로 없었다.
나무그늘에서 좌측 산비탈을 바라보니 마치 거북이가 거대한 암반을 오르려는 형상이 보였다.
‘금자라(金鰲)’라고 하였다.
다시 힘을 내어 산길을 오르자 좌대에 모셔진 석조여래좌상이 나타났다.
불상의 얼굴부위는 보수한 흔적이 뚜렷했다.
일제강점기 때 시멘트로 보수한 부분이 훼손되어 근래 다시 보수하였다고 한다.
인근 평평한 바위는 박물관에 옮겨놓은 3층 석탑이 있었던 곳이라 한다.
여기까지가 삼릉골(단축) 답사코스라고 하였다.
해설사와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계곡 옆 그늘진 바위 위에 앉아 땀을 식혔다.
답사자료를 읽어보니 선각마애여래상이 보이는 곳이 부근에 있다 하였다.
놓칠 수가 없어 산길을 조금 되올라가 계곡 건너편을 바라보니
큰 바위에 ‘여래’의 얼굴부위가 선각된 모습이 보였다.
대단한 발견을 한듯 흐뭇하고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이번 답사를 마쳤다.
배낭과 등산화를 정리하여 트렁크에 넣고 분황사와 황룡사 유적지 관람에 나섰다.
분황사 모전석탑의 석재모양과 쌓은 형태, 네 방향에 조각된 인왕상의 형상을 유심히 보았다.
얼마 전 TV에서 모전석탑과 인왕상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황룡사 유적지 안내판에 설명된 내용을 자세히 읽었다.
금당, 목탑 등이 설치되었던 자리의 초석 배치와 규모를 보니 가람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주간 관광을 마치고 숙소는 내일의 일정을 고려하여 불국사 부근 마을에 정했다.
저녁식사와 야간 관광을 위해 다시 첨성대 부근으로 향했다.
경주의 별미로 쌈밥이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첨성대 부근 쌈밥 전문점을 찾았지만 손님으로 넘쳐났다.
야경으로 유명한 동궁과 월지(안압지), 첨성대가 인접해 있고
벚꽃이 활짝 핀 탓에 관광객이 몰려 주차도 힘들었다.
대릉원 앞에 주차를 하고 이곳저곳을 헤맨 끝에 겨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첨성대 부근은 야간 관광과 벚꽃놀이가 어우러져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첨성대와 계림 주변을 산책하고 ‘동궁과 월지(안압지)’를 찾아갔지만
폐장시간이 되어 담 너머 야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경주 남산)
(분황사와 황룡사)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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