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북부 여행 둘째 날(안동 월영교, 부용대, 병산서원, 봉정사)
(2018.5.6.)
아침부터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미리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차분한 마음으로 관광에 나섰다.
먼저, 시내에 있는 오층전탑, 태사묘, 법흥사지 칠층전탑과 임청각을 차례로 답사를 했다.
임청각에서는 부산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을 만나 해설사의 설명도 들었다.
부근에 있는 고성이씨 탑동파종택을 보고 낙동강 변에 있는 월영교로 향했다.
‘월영교’라는 이름이 풍기는 이미지 상 밤에 보아야 제격일 것 같았지만
아침 물안개가 내려앉은 우중에 보는 것도 운치가 있었다.
강 위에 펼쳐진 목재데크를 천천히 걸어 들어가자 비 맞은 월영정이 안개 속에 함초롬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류 쪽을 바라보니 멀리 안동댐의 보조댐이 실루엣으로 아스라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강이 아니라 인공호수인 셈이다.
연두 빛 산기슭, 봄비, 호수, 안개, 정자... 동양화의 한 장면 같았다.
시내를 벗어나기 전에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을 답사했다.
몸체는 바위에 크게 음각하고 머리부위는 입체적으로 조각하여 결합시킨 모습이었다.
처음 보는 석조불상의 조성 방법이었다.
하회마을에 들러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구경할까하다가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의 전경을 구경하기로 했다.
하회마을은 예전에 한 번 가보았지만 마을이 평지에 조성되어 입체감이 부족한 인상을 받았었다.
부용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하회마을을 강 건너편 언덕에서 조망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화천서원을 잠시 구경하고 비 내리는 산모퉁이 진흙탕 길을 걸어 부용대에 올랐다.
하회마을 기와집과 초가집이 하나하나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졌다.
마을 안에서는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장관이었다.
강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과 들판이 형성된 지형적인 특성은 어제 가보았던 상주 경천대와 유사했다.
부용은 연꽃을 뜻하며 하회마을이 들어선 모습이 연꽃 같다하여 부용대라 부른다고 한다.
서애 유성룡이 낙향한 후에 머물며 ‘징비록’을 집필했다는 옥연정사도 들렀다.
집안밖에 서있는 큰 소나무는 수령이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형이 독특하여 위엄이 서려있는 듯했다.
강가에는 하회마을로 오가는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었다.
병산서원으로 향했다. 뜻밖의 일이었다.
서원에 이르는 3Km 이상의 진입도로가 아직 포장되지 않아 흙탕물을 튀기고 있었다.
2천 년대 대한민국 주요 문화유적지의 진입로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태였다.
현대인이 옛날의 생활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도로시설은 아니겠지요?
병산서원 입구에 서서 층층이 들어선 건물의 배치와 서원 앞쪽을 유유히 흐르는 강,
포근히 감싸 안은 듯한 강 건너편 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느새 비포장도로에 대한 불만은 사라졌다.
도산서원, 소수서원 등 많은 서원을 가보았지만 서원의 배치와 주변 환경과의 어울림에서는 최상인 것 같았다.
진입로가 질퍽거리는 우중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이 찾은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안동이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배경이 이해될만 했다.
병산서원 진입로 포장상태만 뺀다면...
봉정사로 향했다.
비 오는 산사엔 방문객도 뜸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골안개가 내려앉아 있었다.
고풍스러운 돌계단을 올라 누마루 밑을 통과하니 분홍색 연등사이로 대웅전이 보였다.
대웅전 왼쪽을 돌아들어가니 극락전이라는 아담하고 소박한 건물이 나타났다.
고려시대에 축조된 건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라 하였다.
외관상 보기에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처럼 오래된 목조건물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무척 오래된 모양이다.
이제 석가탄신일인 사월 초파일도 며칠 남지 않았다.
법당 앞에 매달려 있는 연등처럼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했다.
(월영교 외)
(부용대)
(병산서원)
(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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