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4~5세

할머니 방문기(1)

돌샘 2019. 4. 12. 22:49

할머니 방문기(1)

(2019.4.5.)

준모 오빠가 축구연습을 하는 동안 지우는 할머니와 함께 지냈습니다. 전화로 잠깐 반가운 목소리를 듣고 퇴근하니 거실에서 할머니와 놀다가 얼른 숨는 장난을 쳤습니다. 곧 애교를 부리며 안겨오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보따리를 펼쳐 놓았습니다. 내가 저녁을 먹을 때 지우는 식사를 했다며 할머니와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지우가 골라서 들고 온 동화책을 할머니가 읽어주면, 조금 듣고 있다가 자기 이야기를 한참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물론이고 자기 나름의 느낌과 잘, 잘못에 대한 판단까지 하는 듯했습니다. 내 손을 잡고 하늘정원에 올라가서는 새로 심은 꽃을 보고 예쁘다며 품평을 한 후, 저 아래 도로를 가리키며 “아빠가 탄 차가 오나 보자.”고 하였습니다. 실내에 있을 때는 아빠, 엄마 이야기를 일체 하지 않더니... 날이 저물고 어두워지니 은근히 기다려지는 모양입니다.

 

거실에 내려오자 나에게도 동화책을 골라주며 읽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읽는 도중에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보니 한번 읽은 동화책은 그림을 보고 줄거리를 대강 기억하는 모양입니다. 소파에서 할애비 어깨로 펄쩍 뛰어내리는 장난을 치더니 사진을 찍어달라며 예쁜 포즈도 취해주었습니다. TV ‘어린이나라’의 ‘핑크 퐁’을 틀고는 음악에 맞추어 춤도 추었습니다. “지우야! 할머니 집에서 노니까 좋아?”하고 물으니 “예”하며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럼, 여기서 놀다가 자고 내일 집에 갈래?”했더니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야해서 안 된다.”고 했습니다. “내일은 어린이집 쉬는 날인데....”하자 여기서 놀고 집에 가서 자겠다고 했습니다. 아빠가 데리러 오는 시간이 늦어졌지만 졸음을 참으며 올 때까지 잘 기다렸습니다. 이리저리 슬쩍 떠보아도 바른 생활 자세에는 흔들림이 없고 생각과 행동의 올바른 틀은 변함이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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