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4~5세

할머니 방문기(2)

돌샘 2019. 4. 19. 22:52

할머니 방문기(2)

(2019.4.12.)

오늘은 지우가 할머니와 재미있게 노느라 전화를 안 하는구나 생각하며 아파트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스마트폰 벨이 울렸습니다. “할아버지 어디세요?”하는 지우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제 아파트에 도착했단다. 할머니 하고 잘 놀았니?”하며 통화를 하고 현관을 들어섰습니다. 지우가 내 손을 잡고 가서 탁자위에 놓여있던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연습장에는 예쁜 꽃그림이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림을 잘 그렸다며 칭찬을 하고 사진을 찍자 지우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옷을 갈아입으려 했지만 지우가 손을 끌어당기는 바람에 선 채로 하늘정원에 올라갔습니다.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할아버지 집에는 예쁜 꽃들이 많다고 이야기했답니다. 파라솔 의자에 앉아 얘기를 나누다가 ‘솔라 등’과 모종삽을 든 예쁜 포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거실로 내려와 지우는 저녁을 먹었다며 할머니와 글쓰기 연습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손녀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칭찬을 해가며 정성껏 가르쳤고 지우도 잘 따랐습니다. 지우가 공부를 마치고 내가 식사하는 식탁 맞은편에 앉아 부침개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소파에 앉아 TV ‘어린이나라’ 프로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음악이 흘러나오자 춤을 추었습니다. 흥겹게 춤추는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느새 할애비 마음도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지우가 화병에 꽂혀있던 부채를 들고 나와 흔들며 놀다가, “할머니~”하고 부르며 무언가를 열심히 찾기 시작했습니다. 무얼 찾는지 얼른 알아채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우의 행동을 쳐다보았습니다. 부채를 흔들며 물건을 찾는 행동을 보고 할머니가 서랍에 있던 ‘합죽선’을 꺼내주자 흡족한 듯 받아 펼쳤습니다. 지우가 ‘펼치는 부채’(합죽선)의 명칭을 몰라 답답했을 텐데 다행이 할머니가 이심전심으로 알아챈 모양입니다. 할머니와 손녀가 쿵짝이 잘 맞는 듯 합니다. 지우가 합죽선을 들고 장난을 치며 놀다가 보료위에 누웠습니다. 잠이 오나 봅니다. 때마침 아범이 도착하여 “지우야~”하고 부르자 다시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지우가 집에 돌아가는 차를 타고는 할머니에게 매우 중요한 비밀 이야기를 하듯 귀속 말을 소곤거렸습니다. 나중에 지우가 무슨 말을 그렇게 비밀스럽게 하더냐고 물었더니 “소민이 집에 갈 때는 머리핀을 꼭 하고 가겠다.”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지우가 놀 때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모습을 보고 할머니에게 “지우가 머리핀 안 가져 왔더냐?”고 물었더니 그 말이 기억에 남았던 모양입니다. 귀염둥이 손녀와 함께한 조부모의 봄날 저녁은 그렇게 재롱 속에 흘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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