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반 벚꽃놀이
(2019.4.13.)
봄에 여행을 떠날 때는 왠지 한참을 기다려왔다는 느낌이 든다. 올봄에는 청풍명월의 고장 제천 청풍호반을 찾아 케이블카도 타보고 벚꽃놀이도 즐기기로 했다. 남제천 IC에서 고속도로를 나와 82번 지방도를 타자 길 양쪽으로 쭉 늘어선 가로수가 모두 벚나무였다. 그러나 웬일인지 봄이 한창인데도 꽃봉오리만 맺혔을 뿐 꽃이 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실망스러웠지만 봄꽃이 어디 벚꽃뿐이던가 하며 마음을 달랬다. 서서히 차량 정체가 시작되더니 아예 걸어가는 속도보다 느려져 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두 그루 개화한 벚꽃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청풍호반으로 접어들자 가로수의 벚꽃이 활짝 피어 꽃 터널을 이루었다.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하자 집사람은 차에서 내려 앞서 걸으며 청풍호반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 등 주변경치를 사진에 담았다. 제천에 진입한 후에도 무려 3시간가량 더 지나서야 벚꽃놀이 행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길 양옆은 물론이고 청풍문화재단지 산기슭과 마을 곳곳에 벚꽃이 만개하여 꽃동네를 이루었고 관광객들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식사할 곳을 찾았는데 식당가 주변은 큰 벚나무의 만개한 꽃들로 하늘이 가리었고 무심코 부는 바람에 꽃비가 흩날렸다. 비봉산 정상 쪽은 곤돌라가 계속 오가고, 반대편 문화재단지 쪽은 연두색 울창한 숲속에 누각의 지붕이 살짝 엿보였다.
곤돌라를 타고 비봉산을 오를 때 문화재단지와 벚꽃 축제장 방향은 경치가 괜찮았으나 곤돌라 아래와 정상 쪽은 황량해보였다. 정상에 도착하여 승강장 건물 옥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저 멀리 펼쳐지는 경관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멀리 청풍랜드와 청풍대교, 기하학적 무늬처럼 사방으로 펼쳐진 파란 청풍호, 호수에 섬처럼 떠있는 작은 동산들, 모두가 쉽게 볼 수 있는 경치는 아니었다. 건물 한쪽엔 다른 방향에서 정상으로 올라오는 모노레일 승강장도 설치되어 있었다.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호반의 절경은 배를 타고 선상에서 바라보는 경치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뛰어난 호반의 경치와 흐드러지게 핀 벚꽃 구경을 하는 사이 교통지옥에 시달렸던 기억은 사라져버렸다. 이곳 경치를 다시 구경하러 오기는 쉽지 않으리라... 곤돌라에 올라 멀고 가까운 호반의 아름다운 경치와 화사한 벚꽃의 정취를 만끽하며 하산을 했다. 마침 오늘이 제천 장날이라고 하니 장터 구경이나 하고 상경하기로 했다. 오후 느지막한 시간이 되었는데도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차량의 정체는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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