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양주 회암사지 답사

돌샘 2019. 4. 26. 22:39

양주 회암사지 답사

(2019.4.21.)

오전에 출발하여 ‘회암사지’를 비롯한 양주 일대 유적지를 답사할 예정이었지만 궂은 날씨로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그간 양주는 타 지역으로 갈 때 지나만 갔을 뿐 여행대상지가 되지는 못했다. 동부간선도로를 거쳐 의정부를 지나고 고속도로를 통해 양주시에 진입했다. 회암사로 오르는 언덕길 아래에 ‘회암사지’ 발굴조사 결과를 복원해 놓은 석축과 계단, 건물기초 등의 유구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길가에 주차를 하고 간단한 유적 설명 자료가 준비된 그늘막 쉼터로 들어섰다. 회암사지 항공사진과 발굴 전 사진, 복원 추정도 그리고 등록문화재에 관한 내용이 설명되어 있었다. 한쪽 옆에는 문화해설사가 여행객들을 상대로 회암사지에 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우리도 안내문을 읽으며 한쪽 귀로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다. 먼저, 이름난 스님들의 부도와 석등이 있는 회암사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일주문에 이르니 종이에 ‘셔틀버스 정류장’이라 적힌 글씨가 눈에 띠었지만 양주시내까지 왕복하는 셔틀버스로 지레짐작했다. 집사람은 무릎이 불편하다 보니 시선이 셔틀버스라는 글씨에 오랫동안 머문 모양이다. 회암사로 가는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웬 승합차 운전자가 절에 가느냐고 물어,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태워주겠다고 했다. 연신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차에 올라 절로 가는데 언덕길이 가파르고 멀어서 걸었다면 힘들 뻔했다. 오늘 절에 무슨 행사가 있은 듯 마당에 큰 천막이 쳐져있고 의자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절 옆 능선부에 있는 무학대사와 지공선사, 나옹선사의 부도와 석등 그리고 비석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산 정상에는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도는 웅장한 바위가 자리 잡았고 산기슭 이곳저곳에는 분홍빛 진달래가 만발했다. 회암사지로 내려갈 때는 집사람이 기다리고 있으면 내가 차를 가져오기로 했다. 집사람은 절 마당에 정차된 승합차를 보고 혹시 태워주지 않을까 생각했다는데 정말 태워주겠다고 했다. 덕분에 일주문까지 편하게 내려오면서 운전자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오늘은 절에 행사가 있어 승용차의 출입을 금하고 승합차로 일주문까지 태워준다고 했다.

 

언덕 위에서 회암사지 유구를 가만히 내려다보니 완만한 구릉지에 석축을 쌓아 몇 단으로 부지를 조성하고 건물을 축조한 모습이 일목요연하게 보였다. 일반 절과는 달리 태조 이성계를 비롯한 왕족이 머물었던 공간이 따로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현재 폐사지로 남아있지만 절의 규모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생각된다. 회암사지 상단부 부도탑에서 시작하여 아래 방향으로 계단과 석축, 건물기초 등의 유구를 관찰하며 절 입구 쪽으로 향했다. 입구에서부터 계단을 통해 상부로 오르는 중앙통로에는 박석이 깔려있고, 양편에는 야간에 횃불을 켰던 큼직한 석조물이 줄지어 있었다. 괘불대와 일주문 자리를 끝으로 회암사지 답사를 마치고 회암사지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에서는 옛 회암사에 관한 내용을 가상의 영상으로 설명해주었고 불상, 기와, 불교용품과 잡상 등 출토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양주는 초행길이었지만 회암사지에 대한 답사를 마치고 나니 친근감이 드는 것 같았다. 양주 관아지와 향교까지 둘러보는 동안 일요일 해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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