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도와 성공회 강화성당
(2019.3.10.)
자고 일어나니 어제 모처럼 공을 찬 까닭인지 다리가 뻐근했다. 봄날은 가는데 집에서 뒹굴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벌떡 일어났다. 예전에 생각해두었던 교동도 대룡시장과 교동향교 그리고 강화성당 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몇 년 전 고등학교 동창들과 관광버스를 타고 교동도에 갔다 왔지만 집사람과는 처음이다. 한강 제방을 타고 끊임없이 하류 쪽으로 내달려 강화대교를 건넜다. 강화도 북부를 거의 횡단할 즈음 군 검문소가 나타났고, 차를 세워 방문증을 받았다. 강화도와 교동도 사이의 바닷길을 잇는 웅장한 교동대교를 조심스레 건넜다. 대룡시장 주차장과 부근 갓길은 관광버스와 승용차로 넘쳐났다. 천천히 시장으로 들어서자 좁은 골목길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일부 먹거리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긴 줄을 섰다. 시장이래야 옛 골목길 양쪽에 들어선 조그마한 가게들이 전부지만 유명세를 타는 듯했다. 지나간 옛 시절의 정취가 남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모양이다. 다방도 손님들로 가득 찼고 진한 쌍화차 냄새가 풍겨 나왔다. 시장을 나와 남산포, 교동읍성, 월산포 항을 둘러보고 교동향교에 들렀다. 마침 춘계 석전대제가 열리는 날이라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화개산 중턱에 자리 잡은 화개사로 향했다. 절집 앞에 서서 산 아래를 굽어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바다 건너 나지막한 섬들과 그 사이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가 평화로웠다.
교동도에서 서울로 돌아가면서 강화읍내에 있는 성공회 성당을 찾았다. 안내판에는 부근에 고려궁지와 용흥궁도 있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주차장 옆에 있는 강화성당을 밖에서 바라보니 십자가를 제외하면 단청이 된 멋진 한옥 건물로 보였다. 성당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서자 나무로 만든 각종 시설들이 토속적인 느낌을 주었다. 동일한 종교시설이어도 건축공법과 재질에 따라 이렇게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언덕길 아래에는 용흥궁이 있었다. 용흥궁은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던 집으로 왕위에 오른 후 현재와 같은 건물을 세웠다 한다. 건물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으나 유적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여 아쉬웠다. 오늘은 강화도와 교동도, 섬으로 봄맞이를 다녀왔다. 봄이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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