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례(경조사) 44

묘사(墓祀)

묘사(墓祀) (2018.11.25.) 작은 형님 내외와 조카 그리고 우리 내외는 묘사 준비에 늦지 않도록 아침 일찍 집을 떠났다. 집안 재실인 추모재(追慕齋) 앞 숲가에 차를 세우고 제수를 날라 진설 준비를 하고 있으니 참사(參祀)할 분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도착했다. 종숙부와 종제 그리고 집안 아저씨뻘 되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낯선 분들도 보였다. 마당에 쌓여있던 가지치기 더미에 장작을 더 갖다 쌓고 불을 붙였다. 쌀쌀한 날씨에 몸도 녹이고 건물 목재에 연기도 쐬기 위한 이중 목적이었다. 한옥건물의 목재는 연기를 한 번씩 쐬어주어야 기생충도 퇴치되고 내구성도 증진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이 살지 않는 목재 가옥은 쉽게 퇴락하고 만다고 한다. 모닥불 주위에 둘러서서 이런저런 조상님과 집안이야기를 나누는 ..

딸을 시집보내며

딸을 시집보내며... (2017.9.23.) 어찌 보면 엊그제같이 짧았던 세월이고, 과년한 딸을 둔 애비의 초조한 마음으로 보면 긴 세월이었단다. 32년 전 예쁜 공주님을 순산했다는 연락을 받고 일찍 퇴근하여 병원 유리창너머로 부녀간에 첫 대면을 했지. 자식은 사랑할수록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옛 어른의 말씀은 오빠에게는 물론 딸인 너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었단다. 가정보다 직장 일을 우선시 하는 모범(?) 아빠를 둔 덕분에 유치원 행사는 물론이고 초·중·고등학교 입학과 졸업식 날에는 주로 엄마와 오빠의 축하를 받았지. 대학에 다닐 때는 물론이고 직장에 다닐 때에도 야간통행금지는 풀리지 않았지. 간혹 사전허가를 받고 늦게 귀가하던 날 지하철역에 마중을 나가 부녀가 함께 집에 오면서 나누는 대화가 가장 긴 ..

딸 결혼식 이모저모

딸 결혼식 이모저모 (2017.9.23) 오늘은 딸아이가 결혼식을 올리고 출가를 한 날이다. 옛날과 시대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허전한 마음이야 어쩔 수 있겠는가. 결혼식 때 친구와 조카들이 촬영해 준 사진과 동영상을 정리하며 생각을 딴 곳으로 돌려본다. 아마추어들이 찍은 영상이라 스튜디오 사진사의 작품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나름대로 장점도 있다. 즉시 영상을 볼 수 있고 특정 장면을 강조해서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뛰어난 것 같다. 여러 사람이 촬영한 사진을 1.신부대기실과 하객 영접 2.화촉 점화 3.신랑, 신부 입장 4.결혼식과 축가 5.부모님과 하객께 인사 6.신랑신부 행진 및 사진 촬영 순으로 구분하여 수록하였다. 1.신부대기실과 하객 영접 2.화촉 점화 3.신랑, 신부 입장 4.결혼식과 축가 5.부..

장인어른 장모님 산소

장인어른 장모님 산소(천안 공원묘원) (2016.2.19.) 장인 어르신 기일을 이틀 앞두고 천안공원묘원 산소를 찾기로 했다. 이번에는 우리 부부만 시간을 낼 수 있어 단출한 행사가 되었다. 묘원 입구 가게에서 계절에 어울릴만한 조화를 골라 들고 산소로 향했다. 화병의 빛바랜 조화를 새것으로 교체하니 산소가 한결 밝아보였다. 준비한 음식을 상석에 차례로 진설하고 잔을 올리고 절을 드렸다. 두 분이 막내딸 내외를 기쁘게 맞이해주시는 것 같았다. 살아생전에는 하시는 말씀을 귀로 들어 마음에 새겼지만 이제는 마음으로 들어 가슴에 새겨야한다. 완연한 봄 날씨에 초목들도 연두 빛을 머금기 시작하는 듯했다. 산소 앞에 앉아 옛이야기를 나누다가 두 분께 고하고 산소가 올려다 보이는 정자로 자리를 옮겼다. 준비해 온 ..

2015년 장인 어르신과 장모님 산소(1)

장인 어르신과 장모님 산소 (2015.3.29) 천안 공원묘지에 있는 장인 어르신과 장모님 산소에 들렀습니다. 부산에 계신 처형내외와 이질, 이질녀 그리고 큰 처조카 부부, 작은 처조카 그리고 처 질녀와 우리부부 등 모두 10명이 모였습니다. 산소에 꽂혀 있던 빛바랜 조화를 새 것으로 갈아 꽂고 준비해 간 음식을 상석에 차린 후에 차례로 인사를 드리고 부근에 위치한 처남내외 산소에도 들렀습니다. 작년 이맘때는 처남도 같이 참석하였는데 1년 사이에 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성묘를 마치고 산소가 올려다 보이는 정자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모두들 바쁜 생활로 가까이 사는 사람끼리도 평소에는 만나기 어려운데 산소를 찾으니 여러 사람이 함께 만날 수가 있어 좋았습니다.

추석 성묘

추석 성묘와 상경 (2014.9.9) 아침식사를 일찍 챙겨먹고 어머님께 하직인사를 올리고 서둘러 선영으로 향했다. 아랫마을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선영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산새들이 반갑게 지저귀고 풋풋한 숲 냄새가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다. 오솔길로 접어들자 풀숲에 이슬이 맺혀 바짓가랑이가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선영으로 접어드니 얼마 전 벌초를 한 까닭에 정갈하게 정리된 산소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른 추석이라 아침햇살이 제법 따갑다. 선친과 조부모님 산소에는 같이 성묘를 한 후에 딸아이는 그늘에 있도록 하고 우리부부만 차례차례 5대조부모님 산소까지 성묘를 마쳤다. 할아버지께서는 8형제라 종조부모님 산소는 일일이 성묘를 하지 못하고 합배단에 잔을 올리는 것으로 갈음하였다. 산소가 한 곳에 위치하여 많이 걷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