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태종대, 오륙도, 달맞이 길과 청사포 여행

돌샘 2019. 6. 14. 23:12

태종대, 오륙도, 달맞이 길과 청사포 여행

(2019.5.31.)

부산대교를 건너 영도 해안도로를 따라 태종대로 향했다. 날씨는 흐렸지만 나들이하기에 알맞았다. 십 수 년 만에 다시 찾는가 보다. 유람선을 탈까 하다가 일정을 고려해 ‘다누비’ 순환열차를 타고 전망대로 들어갔다. 숲 사이로 바다가 언듯언듯 보이는가 싶더니 전망대에 도착했다. 바닷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어와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조심했다. 전망대 앞 바다에 떠있는 ‘주전자’섬에 시선이 머물다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수평선 너머 희미한 섬이 보이는 것 같았다. ‘무슨 섬이지?’ 의구심이 생겨 전망안내판을 살펴보았다. ‘일본 대마도’였다. 부산이나 거제 주변 남쪽 바닷가에서 날씨가 맑으면 일본 대마도가 보인다는 말은 들어보았지만 실제 육안으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제법 또렷하게 윤곽이 보이는 것을 보면 시거가 상당히 좋은 모양이다. 바다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거제도가 보였다. 숲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어 영도등대로 내려갔다. 등대와 조형물 그리고 신선바위와 망부석바위 등을 한참이나 구경했다. 집사람은 결혼 전 이곳에서 데이트할 당시의 일이 생각나나 보다. 아들, 딸을 동반하고 가족나들이를 왔던 옛 추억도 기억 속에서 아물거렸다.

 

바라만 보았을 뿐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오륙도에 들리기로 했다. 영도 해안도로에서 나선형 진입로를 올라 바다위에 높게 설치된 부산항대교를 건넜다. 신선대를 지나 오륙도가 빤히 내려다보이는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대중가요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지만 부산에서는 그 전에도 유명했던 곳이었다. 특히,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교정에서 바라보면 멀리 육지 끝부분에 살짝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당시는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이라 직접 찾아가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오륙도 전망대에는 스카이워크도 설치되어 있고 주변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이기대’로 가는 ‘해파랑길’ 부근에는 ‘이기대 자연마당’이 조성되고 꽃이 만발하여 꽃동네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오륙도를 아무리 쳐다보아도 섬은 2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안내하는 분에게 물었더니 선착장 가까이 있는 섬은 방패섬과 솔섬으로 조수의 높이에 따라 1개 또는 2개의 섬으로 보이고, 멀리 보이는 곳에 수리섬, 송곳섬, 굴섬, 등대섬 등 4개의 섬이 있는데, 시선방향이 겹쳐져 여기서는 하나로 보이지만 배를 타고 나가면 섬들이 구분되어 보인다고 하였다. 한적한 이기대 길을 천천히 드라이브한 후에 광안대교를 타고 해운대로 건너갔다.

 

점심때에는 유명하다는 복국집을 찾아 요기를 하고 달맞이 길로 향했다. 고갯길에 있는 ‘해월정’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았다. 섬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 부근에서 우리나라의 남해와 동해가 나누어진다고 한다. 주변엔 달빛을 즐기는 ‘문탠 로드’가 조성되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부근 바닷가에 있는 청사포로 내려가 등대가 있는 방파제와 옛 동해남부선 폐 철길을 걸어보았다. 송정해수욕장을 거쳐 죽도공원에도 들렀다. 처가가 부산에 있던 시절, 아이들을 데리고 여름철에 해수욕을 하러 왔던 곳이다. 해수욕장에 한번 오면 모래사장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치지도 않고 놀던 곳이다. 그 땐 죽도공원에 군부대가 주둔하여 일몰 후에는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부대는 철수되었고 그 자리에 ‘송일정’이란 정자가 들어서 있었다. 한적하고 꼬불꼬불한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았다. 대변항에 이르자 젖병등대, 닭볏등대, 마징가Z등대, 태권V등대 등 특이한 모양의 등대가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오늘의 여행은 남해에서 시작하여 동해로, 그리고 먼 과거로부터의 시간여행을 겸했다.

 

(태종대)

 

 

 

 

 

 

 

 

 

 

 

 

 

 

 

 

 

 

 

 

 

 

 

 

 

 

 

(오륙도, 이기대)

 

 

 

 

 

 

 

 

 

 

 

 

 

 

(달맞이 길, 청사포, 송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