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와 회룡포 여행
(2019.6.1.)
통도사는 워낙 유명한 절이라 그런지 예전에 와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일주문과 천왕문을 들어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예전 기억이 전혀 없었다. 오늘 처음 방문하는데 그 동안 착각을 한 모양이다.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불보사찰에 해당된다고 했다. 관람객은 많았지만 사찰의 고색창연한 전각들을 바라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근래에 중창한 사찰들은 깨끗해 보이기는 하지만 가벼운 느낌이 드는데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극락보전, 약사전, 관음전, 대웅전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 중에 대웅전은 두 개의 건물을 복합시킨 형태로 현판이 동쪽에는 대웅전, 서쪽에는 대방광전, 남쪽에는 금강계단, 북쪽에는 적멸보궁이라 적혀있는 점이 특이했다. 통도사 관람을 마치고는 아침에 추천을 받은 암자 구경에 나섰다. 통도사 부근에 부속암자가 많이 산재되어 있으나 추천을 받은 암자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대강의 짐작으로 방향을 잡고 차를 몰아 방문객이 가장 많은 암자에 들어갔다. 현판에 ‘극락암’이라 적혀있었는데 전각의 규모나 배치, 관람객들의 인파를 보아 추천받은 암자가 맞는 듯했다. 암자 입구에 조성된 ‘극락영지’라는 큰 연못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러 안내문 중에는 ‘원광제’와 ‘삼소굴’에 관한 이야기가 관심을 끌었다. 다양하고 독특한 문체의 여러 현판들이 걸려있었는데 글을 쓴 분으로 추사 김정희 등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등장했다.
상경 길에 예천에 들러 이름난 절경과 유적들을 구경하기로 했다. 먼저 출퇴근길 양재역을 지날 때마다 벽에 걸린 전경사진이 눈길을 끌었던 ‘회룡포’를 구경하기 위해 전망대로 향했다. 언덕 중간에 있는 조그만 주차장에 내려, 오솔길을 따라 ‘장안사’를 지나고 숲속의 나무계단을 한참 올랐다. 언덕 정상부에 있는 전망대에서 경치를 바라보았지만 울창한 나뭇가지에 가려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아래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회룡대’라는 정자가 나왔다. 정자 앞에 있는 전망대에 서니 시야가 툭 트였다. 휘감아 도는 푸른 강물과 금빛 모래가 어우러져 한 마리 용이 승천하는 듯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강이 휘감아 돌아가는 곳에 형성된 회룡포 마을은 모내기가 막 끝난 모양이다. 논사이로 난 좁은 길엔 개미 같은 승용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돌아 나오는 길에 낙동강변의 삼강주막에도 들렀다. 육로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나루터로 유명했던 곳이라 한다. 내성천, 금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곳이라 삼강이라 불렀나보다. 주막과 보부상, 사공의 숙소가 복원되어 있었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로 ‘금당실’마을에 들렀다. 정감록에서 말하는 ‘십승지’중 한 곳이라 하였다. 예상과 달리 마을이 넓은 평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초가와 기와로 구성된 한옥들과 정성스레 쌓은 돌담길을 둘러보았다. 밤늦게야 집에 도착했는데 집사람은 준모가 맡긴 강낭콩 화분상태부터 살폈다. 지금쯤 손주들은 북유럽의 어느 곳에서 재미난 여행을 하고 있으려나...
(통도사)
(극락암)
(회룡포)
(삼강주막)
(금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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