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중앙탑, 미륵대원지, 탄금대, 충주댐) 여행
(2019.6.15.)
여행을 가기 위해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는 친구들의 말을 자주 듣지만, 나는 요즘 건강관리를 위해 여행을 한다. 주말에 집에 있으면 자연히 TV나 컴퓨터 앞에 얼쩡거리거나 누워서 뒹굴기 일쑤이다. 그렇다고 실내운동을 하는 것은 아까운 에너지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 중 걸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고 유적지를 답사하다보면 몸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좋고 역사관련 지식도 쌓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인 셈이다. 이번 주말엔 당일치기 충주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첫 여행지는 가보지 못했던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으로 정했다.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경치를 볼 수 있도록 국도로 가는 길안내를 선택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탑은 보이지 않고 조각공원과 충주박물관만 보였다. 박물관 쪽으로 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공원 가운데 서있는 높다란 탑이 시야에 들어왔다. 다른 지역보다 높게 흙을 쌓아 조성한 사각형 단 위에 칠층의 석탑이 우뚝 솟아있었다. 탑은 신라석탑 중 유일한 7층 석탑으로 통일신라의 중앙지역에 세워졌다하여 ‘중앙탑’이라 부른다고 한다. 탑이 세워진 곳이나 주변 지형을 살펴보니 절터의 원래 위치가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내 설명문을 읽어 보았지만 탑이 여러 차례 해체, 복원되었다는 말만 있을 뿐 이전여부와 원래 위치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조각공원을 천천히 거닐며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공원 가장자리에 위치한 탄금호에는 조정경기용 배가 지나간 자리에 잔잔한 물결이 대칭무늬를 그려내고 있었다.
시내를 벗어나 수안보 부근에 있는 ‘미륵대원지’로 향했다. 진입로는 월악산 국립공원의 한적하고 울창한 숲속으로 나있었다. 하늘을 덮은 가로수와 아담하게 단장한 카페들이 인상 깊었다. 주차장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자 눈에 익은 유적지가 나타났다. ‘석조 귀부’에서 시작하여 오층석탑, 석등, 당간지주 등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유적지의 주인공격인 석굴과 미륵불은 복원공사 중이라 유리창 너머 먼발치에서 쳐다보아야만 했다. 예전에도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집사람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미륵불과 석굴이 세월의 이끼를 잔뜩 덮어쓴 채, 외딴 곳에 버려진 듯 서있던 모습이 생각났다. 발굴과 복원이 이루어지면 문화재의 관리는 잘 되겠지만 고즈넉한 분위가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탄금대가 있는 시내방향으로 되돌아나가는 길엔 차창 밖으로 수안보 온천 동네가 잠깐 스쳐지나갔다. 수안보는 온천장이 한창 각광을 받던 시절에 몇 번 다녀갔던 곳이다. 벌써 상당한 세월이 흘렀나보다.
탄금대에 도착하니 주차난이 심하여 아랫동네로 되돌아나가 주차를 하고 야트막한 언덕을 걸어 올랐다. 오늘 때마침 어린이 동시 짓기 대회가 열려 인파가 더 많은가 보다. 숲속에 설치된 조각 작품들과 위령탑을 둘러보며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길 끝엔 조그만 언덕이 나타나고 탄금정이라는 정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정자 아래쪽 비탈길에는 ‘열두대’라는 바위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손으로 만져 반질반질하였다. 신립 장군이 임진왜란 때 뜨거워진 활시위를 식히기 위해 아래의 강을 열두 번이나 오르내렸다는 전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전망대에서 멀리 탄금호를 바라보니 청록색 물빛과 초여름의 짙어가는 녹음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충주호에도 들러보기로 했다. 충주댐 주변에는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고 수면 위에 황톳빛 비탈면이 들어나 경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주었다. 충주다목적댐 물문화관에 들러 댐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와 쉼터를 구경했다. 댐 상류 쪽에 난 선착장과 카페 촌을 한 바퀴 돌아보고 상경 길에 올랐다.
(중앙탑 지역)
(미륵대원지)
(탄금대, 충주댐)
'돌샘 이야기 > 여행과 답사(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위와 광명동굴 (0) | 2019.07.12 |
---|---|
일기예보와 드라이브 (0) | 2019.07.05 |
비 내리는 동해~강릉 해안도로 (0) | 2019.06.14 |
영월, 태백(한반도 지형, 선돌, 청령포, 황지 연못, 구문소) 여행 (0) | 2019.06.14 |
통도사와 회룡포 여행 (0) | 2019.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