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일기예보와 드라이브

돌샘 2019. 7. 5. 21:48

일기예보와 드라이브

(2019.6.29.)

일기예보에 낮에 비가 온다기에 오후에 빗속 자동차 드라이브나 다녀오기로 했다. 서울근교에 자동차 통행량이 적고 주변경치가 뛰어난 곳을 생각해보았다. 양수리에서 서종면을 거쳐 청평댐으로 가는 길과 청평 호수 길을 따라 남이섬으로 가는 길이 생각났다.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으니 목적지로 가는 교통이 원활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반포대교 주변은 주말행사 영향으로, 암사동까지는 차량 접촉사고 여파가 있었다. 팔당댐과 다산유적지를 지나고 양수대교를 건너 서종면으로 향하자 도로변엔 북한강 호수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인적과 차량이 뜸해지고 경치 좋은 호반엔 어김없이 카페와 음식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울창한 숲속에 차를 잠시 세우고 편안한 마음으로 호수를 내려다보았다. 잔잔한 호수엔 간간히 제트보트와 수상스키가 하얀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청평댐 가까이 이르자 하늘을 덮은 가로수 터널이 운치를 더해 주었다.

 

청평댐에서 남이섬으로 이어지는 호반 길로 접어들자 호수에는 수상스키와 다양한 모양의 보트가 연이어 수면을 가르고 있었다. 호반에 서서 수상레저를 즐기는 모습을 바라만 봐도 기분이 상쾌해졌다. 길가엔 물놀이를 막 끝내고 흠뻑 젖은 모습으로 걸어가는 젊은이들도 보였다. 전망이 좋은 카페에 앉아 차라도 한잔 마시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어둡기 전에 더 둘러보기로 했다. 호수를 벗어나 언덕길로 접어들자 ‘쁘띠프랑스’가 나타났다. 무리로 몰려나온 관광객들이 단체사진을 찍느라 떠들썩했다. 그들이 떠나고 나자 해질녘이라 그런지 주변이 조용해졌다. 한적한 호반의 곡선길이 다시 이어지는가 하더니 남이섬 관광지가 나타났다. 몇 번 다녀간 곳이지만 선착장 주변이 몰라보게 달라져있었다. 선착장 입구엔 ‘나미나라공화국’이란 간판이 붙어있고 매표소 주변을 출입국장 분위기로 꾸며놓았다. 여기까지 온 김에 춘천행 전철을 타고 지나갈 때 얼핏 보였던 ‘자라섬’을 둘러보았다. 자라섬 캠핑장엔 캠핑카를 이용하거나 텐트를 치고 주말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부근엔 나비생태를 테마로 하는 ‘이화원’이란 테마공원도 조성되어 있었다.

 

이제, 땅거미가 내려앉았으니 오늘의 드라이브는 끝이 났다. 일기예보가 빗나가 비가 오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웠다. 어스름 속에 왔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 나갔다. 수상레저를 즐기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청평 호반은 다시 고요 속에 잠기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