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연꽃구경과 초계국수

돌샘 2019. 7. 26. 21:02

연꽃구경과 초계국수

(2019.7.20.)

일기예보에 따르면 남부지방을 지나는 태풍영향으로 오늘, 내일 종일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낮이 되어도 비는 오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는 지금쯤 한창 피어날 연꽃구경이나 가기로 했다. 예전에 양수리 세미원과 두물머리 나루터로 연꽃구경을 갔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제대로 핀 연꽃을 보지 못했다. 오늘은 운길산역 부근 북한강변에 있는 ‘물의 정원’이라는 곳으로 꽃구경을 나섰다. 연밭 옆에는 날렵한 인도교, 맑은 물이 흐르는 인공수로 그리고 나무그늘 아래엔 그네의자가 설치되어 있었다. 원추리와 개망초 군락지는 주황색과 흰색의 꽃을 활짝 피워 꽃동네를 이루었다. 그러나 정작 구경하려 했던 연꽃은 드물게 피어 겨우 몇 송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넓은 잔디정원과 북한강 호수 그리고 싱그러운 초록의 수생식물들을 둘러보고는 강변 드라이브에 나섰다. 아담한 카페와 수상 레포츠시설이 즐비한 강변을 지나고 대성리를 거쳐 ‘신청평대교’를 건넜다. 간간이 뒤따라오는 차는 먼저 보내고 천천히 경치를 구경하며 서종면을 지나 양수리로 향했다. 양수리 부근 ‘용늪삼거리’ 가까이 왔을 무렵, 집사람이 강변을 가리키며 “저기 연꽃이 많이 피었네~”했다. 운전을 하며 흘깃 옆을 쳐다봤더니 한강 배면 늪지대가 온통 연분홍 연꽃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부근 공터에 주차를 하고 연밭을 따라 걸으며 몇 년을 두고 보고자했던 연꽃을 실컷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근자에 들어 길을 가다보면 도로변에 ‘초계국수’라는 간판이 자주 보였다. 나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한자야 다르겠지만 내 성의 본관 草溪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초계국수가 어떤 국수일까 궁금해 하다가 내 나름대로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힌 국수쯤으로 짐작했다. 오늘은 오랫동안 원하던 연꽃구경도 실컷 했으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팔당부근에서 초계국수를 먹어보기로 했다. 주문을 하고 한참 지나서야 국수가 나왔는데 큰 그릇에 닭고기가 고명으로 듬뿍 올려져있었고 육수엔 살얼음이 떠 있었다. 처음 먹는 음식이라 시각과 미각은 물론 마음까지 온통 국수그릇에 쏠렸는데, 반쯤 먹고 나자 맞은편 벽에 걸린 ‘초계국수’에 대한 설명문이 시야에 들어왔다. 내용을 요약하면 “초계탕은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에서 추운 겨울에 먹던 별미로서 초계는 식초의 ‘초(醋)’와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를 합친 이름”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초계의 ‘계’자가 닭 ‘계(鷄)’자 일 것으로 추정한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은 ‘초계국수’를 어떤 국수로 생각하고 있는지 넌지시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