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과 경복궁
(2019.9.15.)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을 찾았다. 설립된 지 꽤 오래되었지만 처음 이곳을 찾았다. 왕과 왕비를 중심으로 한 궁중생활 그리고 궁궐과 관련된 각종 유물들이 체계적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된 유물들이 깨끗하여 진품인지 복제품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효명세자에 대한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잠깐 들렀다. 생전에 왕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아들 헌종 때 ‘익종’이란 왕의 칭호로 추존되었다고 한다. 또한 고종이 효명세자의 양자로 왕위에 올랐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국사시간에 배운 사실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고궁박물관은 관람도 관람이거니와 지하철역에서 국립민속박물관으로 가려면 들리는 곳이다. 고궁박물관 출구에 서서 경복궁과 민속박물관 쪽을 바라보니 가까운 출입문이 개방되어 있었다. 설, 추석 명절에 고궁이 무료 개방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추석연휴와 이어지는 일요일인 오늘도 무료 개방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경복궁을 구경한지 꽤 오래되었으니 일단 경복궁부터 관람을 하고 그 다음 일정은 조정하기로 했다.
고궁박물관과 경복궁 사이에 ‘용성문’이라는 출입문이 있어 바로 궁궐로 들어섰다. 한복을 입은 젊은 남녀들이 많이 보였는데 한복의 천과 디자인 그리고 옷맵시가 눈에 설고 어색해보였다. 부근 대여소에서 간편하게 빌려 입은 한복인 모양이다. 흥례문과 근정문을 지나고 품계석 가운데로 난 어도를 따라 걸어 들어가 근정전 월대에 올랐다. 근정전 내부를 들여다보니 정중앙에 놓인 옥좌와 이를 감싸고 있는 듯한 ‘일월오봉도’가 환하게 눈에 들어왔다. 궁궐의 많은 전각들이 복원되어 예전에 보았던 전경과 건물배치 및 관람코스가 달라진 것 같았다. 오래된 문화재는 언제 보아도 변함이 없어야 하는데... 목조건물의 특성과 굴곡진 근대사의 영향으로 복원작업이 계속되는 듯했다. 근정전 뒤편에 있는 사정전과 자경전 일원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향원정은 보수공사 중이였고 북단에 있는 집옥재와 팔우정을 관람했다. 집옥재의 벽체는 붉은 벽돌로 쌓았고 팔우정은 팔각형의 2층 정자인데 유리 창문이 눈길을 끌었다. 발길을 다시 남쪽으로 돌려 경회루를 찾았다. 우측 전면에 서서 경회루를 바라보니 때마침 저녁 햇살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뭉게구름, 경회지 물에 비친 그림자와 조화를 이루어 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경회루 옆에 품위 있게 자란 노송과 하향정 그리고 한가로이 떠있는 조각배는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였다. 궁궐은 주인을 잃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가 보다...
(국립고궁박물관)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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