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덕진진과 광성보
(2019.9.21.)
서울에서 가까운 바닷가 강화도 나들이에 나섰다. 초지대교를 넘기 직전 ‘대명항’에 들렀다. 예전에 들렀을 때 조용한 어촌마을에 대한 인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진입로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하더니 마을 안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해안가엔 해병대에서 운영하는 ‘김포 함상공원’이 설치되어 있고, 넓은 매립지엔 큰 어시장이 들어서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제 수도권 가까운 지역에서 한적한 어촌은 찾아보기 어렵게 된 모양이다. 대명항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와 초지대교를 넘어 강화도에 들어섰다.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자 조선시대 강화해협을 지키던 ‘덕진진’이 나타났다. 성문인 ‘공조루’에서 안내문을 읽어보고 ‘남장포대’를 지나 ‘덕진돈대’에 들렀다. 신미양요(1871년) 때 미국 아세아함대와 치열한 포격전을 전개했던 곳이라 한다. 치열한 포격전이라 표현했지만 무기의 현격한 성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장렬히 순국한 현장이다. 돈대를 강제 점령한 미군이 성조기를 게양하고 있는 사진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돈대 밖 해안 쪽에는 개화기 외국선박의 출입을 통제하겠다는 척화 ‘경고비’가 서있었다. 돈대 내부엔 때마침 단체 나들이 온 초등학생들이 떠들썩하게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다. 되돌아 나와 성문에 오르니 해협너머 김포가 빤히 눈에 들어왔다.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북진하다 회전교차로에서 바다 쪽으로 나가자 ‘광성보’가 나타났다. 조선 효종 9년(1658년)에 설치한 강화도 해안수비 진지의 하나로 신미양요 때 미국 군대와 사투를 벌인 격전지라고 한다. 성문인 ‘안해루’와 인접한 ‘광성돈대’는 보수공사 중이었고 남쪽으로 난 울창한 송림 사잇길을 따라 들어갔다. ‘신미양요무명용사비’와 ‘쌍충비각’을 둘러보고 숲길을 따라 더 들어가자 언덕 위에 ‘손돌목돈대’가 있었다. 해안가 돌출된 지형으로 내려가니 ‘용두돈대’가 있고 ‘강화전적지 정화 기념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돈대는 강화해협을 지키던 천연 요새로 손돌목돈대에 속해있는 외곽 초소 겸 포대라고 한다. 이 돈대 앞 강화해협은 밀물과 썰물 때 물길이 빠르며, 슬픈 전설이 전해지는 ‘손돌목’이라 하였다. 마침 물때가 맞아, 돈대 앞쪽 바다의 암초에 빠른 물살로 인한 하얀 물결이 일고 있었다. 이렇게 전적지를 둘러보고 나니, 시대를 막론하고 국가 지도자의 능력과 국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말이 새삼 실감났다.
(대명항)
(덕진진)
(광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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