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이의 주고받는 기쁨
(2020.4.11.)
소민이가 지난주 만난 후에 서먹함을 많이 누그러뜨린 듯하지만 2개월간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공놀이를 하며 친해지려고 애쓰는 동안 할머니가 사과를 깎아왔습니다. 소민이도 이제 과일을 곧잘 먹어 얇게 자른 별도의 몫을 준비했습니다. 함께 먹는데 소민이는 두어 개 먹더니 사과를 포크에 찍어 아빠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엄마도 주어야지”하고 권했지만 여전히 아빠에게만 주었습니다. 왜 그러나 했더니, 모녀가 단둘이 있을 때 소민이가 엄마에게 주면 “소민이 많이 먹어~”하며 안 받아먹었더니 그러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서는 “감사합니다.”하며 기분 좋게 받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소민이와 비눗방울 날리기를 하러 하늘정원에 올라갔습니다. 지난주 비눗방울 놀이를 하며 무척 좋아하던 모습이 생각나 은근히 기대를 했습니다. “소민아~”부르며 연신 비눗방울을 날렸지만 소민이는 돌과 흙장난에만 관심을 가지고 비눗방울 놀이는 뒷전이었습니다. 한창 자라며 변하는 시기라 지난주의 행동을 보고 짐작한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연필과 볼펜을 계속 만져, 연습장과 색연필을 건네주자 이리저리 선을 그으며 놀았습니다. 유리테이블 아래 놓여있는 색종이를 발견하고는 직접 끄집어내는 관심을 보였습니다. 엄마가 실로폰과 작은 북을 가져와 두드려보이자 신기한 듯 따라했습니다. 두드리다 금방 싫증이 난 듯 봉을 입에 넣으려고 하여 만류를 했습니다. 아빠가 소민이를 자전거에 태워 거실을 돌며 밀어주자 재미나는 듯 싱글벙글 좋아했습니다. 몇 바퀴 돌고 자전거를 멈추어 세우니, 더 타고 싶은 듯 자기 발로 바닥을 밀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는 소민이 생각과 달리 뒤쪽으로 굴러갔답니다. 소민이 배고플 시간이 되어 할머니가 준비해 놓은 닭죽을 먹이니 맛있게 잘 받아먹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할머니표(?) 곰국을 받아먹으며 보였던 표정과 몸짓에 비하면 맛이 조금 덜한 느낌입니다.
어른들이 피자를 먹을 때, 소민이는 유아용 식탁의자에 앉아 아빠가 주는 과자를 받아먹으며 조용히 있었습니다. 먹고 나서 더 먹고 싶을 땐 과자봉지를 손으로 가리키며 “어~, 어~”하는 소리를 내곤했습니다. 소민이가 몇 개를 먹은 후에 아빠가 과자봉지를 닫았습니다. 소민이가 아빠에게 “어~ 어~”하며 손짓을 해도 소용이 없자, 눈이 마주친 할애비에게 과자봉지를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과자를 제법 많이 먹은 듯해서 못 본 채 했습니다. 소민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뒤를 돌아보며 할머니에게 “어~ 어~”하며 손짓을 했습니다. 할머니가 의도를 알아채고 봉지에서 과자를 하나 꺼내주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무척 좋아했습니다. 얼마 후 다시 할애비를 쳐다보며 과자봉지를 가리켰습니다.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어 과자를 꺼내주었더니 흡족한 듯 웃음을 보였습니다.
할머니가 후식으로 껍질을 벗긴 오렌지를 내놓았습니다. 소민이가 먹으며 포크로 오렌지를 찍어 아빠, 엄마 입에도 넣어주었습니다. 엄마가 “할머니에게 갖다 드려”하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렌지가 달린 포크를 들고 부리나케 부엌으로 가서 할머니께 드렸습니다. “저기 할아버지께도 갖다 드려” 하자, 신나는 듯 뛰어와서 입에 오렌지를 넣어주었습니다. 소민이가 조부모에게 오렌지를 줄 때, “감사합니다~”하며 고개를 숙여 답례하자 더욱 좋아하는 듯했습니다. 어두워질 무렵, 소민이가 졸리는 듯해서 집에 가 재우도록 했습니다. 과자를 건네받고 기뻐하던 모습과 오렌지를 조부모 입에 넣어주며 좋아하던 소민이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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