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 연꽃 구경
(2020.7.12.)
꽃구경 종류를 헤아려보니 내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상당하다. 벚꽃을 비롯해 매화, 개나리, 산수유, 철쭉, 국화 그리고 장미, 메밀꽃, 꽃무릇, 구절초 등등... 계절마다 지방에 따라 다양한 꽃구경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근래 연꽃에 대한 나의 관심이 높아졌다. 연꽃은 불교적인 의미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매우 단순하다. 주말에 때때로 나들이를 하는 양수리 일대에 연 밭이 많기 때문이다. 이왕 한강변을 찾았을 때 활짝 핀 연꽃을 볼 수 있으면 더욱 좋으리라... 작년엔 북한강 ‘물의 정원’에 연꽃구경을 나갔지만 꽃이 피지 않아 헛걸음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연꽃이 활짝 핀 광경을 발견하고 기뻐했던 기억이 새롭다. 올해 경인지역 연꽃 개화 시기는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라고 한다.
오후에 날씨가 흐리니 근교에 나들이하기 그만이었다. 양수리 부근 연꽃구경도 하고 바람을 쐬러 나섰다. 올림픽도로 끝까지 한강을 거슬러 오른 후, 팔당댐 공도교를 건너 옛 국도를 타고 양수리로 향했다. 웬일인지 차가 잘 빠진다고 생각할 즈음 전방에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주말 상습 교통증체 구간이니 서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다산생태공원’에 들러 조금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주차장이 번잡하더니 공원 벤치와 잔디밭은 물론 근처 카페에도 나들이객이 많았다. 공원전망대 주변을 산책하고 정약용 유적지에 잠깐 들렀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양수리에서 ‘두물머리’로 들어가는 길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작년에 만개한 연꽃을 보았던 ‘용늪삼거리’ 북한강변 우묵진 곳을 찾아 우회했다. 긴가민가하는 마음으로 찾아들었는데 올해도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호젓한 강변이라 모처럼 마스크를 벗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연꽃을 감상하며 사진도 찍었다.
야간구경을 각오하고 ‘두물머리’로 향했다. 교통체증이 여전했지만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찌푸렸던 날씨는 기어코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했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끝없는 인내심을 발휘한 끝에 간신히 주차를 했다. 두 사람이 한 개의 우산에 의지해 ‘배다리’ 세미원 매표소 쪽으로 걸었다. 강변엔 초록빛 연잎만 무성하고 연꽃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다소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두물머리 나루터’쪽으로 향했다. 웬일이지! 강 밖에 조성된 넓은 연 밭엔 연분홍색과 흰색 연꽃이 활짝 피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비는 계속 내렸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연꽃이 활짝 핀 두물머리 정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저녁 안개가 옅게 내려앉은 강변은 색다른 정취를 자아내고 있었다. 홍련과 백련은 빛깔이 달라도 소박하고 단아한 가운데 맑고 고상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었다. 연잎에 떨어진 빗방울이 도르르~ 은방울처럼 굴러 내렸다. 연꽃과 빈 나룻배, 강 가운데 작은 섬과 강 건너 안개 낀 산기슭이 그대로 한 편의 동양화였다. 연꽃을 실컷 구경하고 배다리 쪽으로 돌아 나오니 조명이 들어왔다. 연꽃이 활짝 피고 저녁안개가 내려앉은 두물머리는 ‘잡념이 사라진 청정 세상’ 말 그대로였다.
(두물머리 연꽃)
(용늪삼거리 북한강변 연꽃)
(다산생태공원 및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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