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2년)

겨울 강가에서

돌샘 2022. 2. 12. 11:40

겨울 강가에서

(2022.2.5.)

무료한 날이면 바람을 쐬러 팔당호나 북한강, 남한강변으로 드라이브나 산책을 종종 나간다. 가다보면 자연히 수변 경관이 좋거나 편의시설이 많은 공원 위주로 들리게 된다. 오늘은 가보지 못했던 강변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보기로 했다. 양평 가는 국도변 언덕 너머에 있는 양서면 아신대학교부근과 대심리일대로 정했다. 남한강이 V자로 크게 꺾이는 강하면 쪽에서 바라봤을 때 대하섬건너편으로 보이는 아담한 마을이다.

아신대학앞은 남한강 유역이지만 팔당댐의 영향을 받아 강폭이 상당히 넓었다. 강변을 따라 2차선 도로가 나있었지만 간간이 카페만 보일 뿐 호젓한 분위기였다. 넓은 억새밭이 펼쳐진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강가로 걸어 나갔다. 차고 맑은 강바람이 싸하고 코끝을 스쳤다. 겨울 강가엔 인적이 끊긴지 오랜 듯 모터보터마저 뭍에 올려져 있었다. 강 건너편 방향으로 비스듬히 구름사이를 뚫고 나온 햇빛이 강물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겨울 강은 쓸쓸했지만 풍광은 아름다웠다. 어제 입춘을 지났으니 봄이 멀지 않을 것이다.

 

국수중학교옆으로 들어가 대심리 마을길로 접어들었다. 강가엔 1월 강추위 때 꽁꽁 얼어붙었던 얼음의 일부와 하얀 잔설이 남아있었다. 강변에 매어놓은 조각배는 얼음 속에 갇혀 갈 길을 잃은 모습이다. 물가 얼음 위에 낯선 오리 떼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겨울 철새는 머지않아 고향 찾을 꿈에 부풀어 있는 것일까?

멀리 언덕 위 누각처럼 생긴 건물이 얼핏 보였다. 차가운 강바람이 불었지만 호기심 탓에 그곳을 찾았다. 상심정(賞心亭)이라는 정자로 조선 중기의 문신 서성(徐渻)1623년 지었으며 2012년 복원했다고 한다. 정면 3,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단청을 했으나 최근 복원된 까닭에 중후한 멋은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대심1리 마을회관을 지날 무렵, 강물이 마을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오목한 물가를 이룬 정경이 보였다. 얕은 습지는 얼음이 꽁꽁 얼어 어린이는 썰매를 타고 어른은 낚시하는 모습이 눈길을 붙잡았다. 뭍엔 카페와 공방, 갤러리를 겸한 예마당이란 제법 큰 복합시설이 있었다. 건물 외형이 독특한 모양이고 조형물과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연밭이 있다고 하니 꽃피는 계절에 찾아도 좋을 듯했다.

 

(아신대학 앞 남한강)

 

 

(대심리 남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