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창포원, 수승대, 용암정 탐방
(2022.5.8.)
성묘를 하고 상경하는 길에 거창에 들러 이름난 곳을 구경하기로 했다. 한적한 시골마을을 지나는데 하천가에 ‘보리내쉼터’라는 정자가 보였다. 정자 앞 주차장에는 농기구들이 잘 정돈돼 있고, 작은 화단도 조성돼 있었다. 한 농부가 경운기를 끌고 사라진 후, 정자는 정적에 묻혀 시간도 멈춰 버린 느낌이 들었다. 정자에 돗자리를 펴고 본가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며 잠시나마 농촌에서의 여유로움을 즐겨보았다.
거창 ‘창포원’에 들어서니 꽃밭과 연못, 습지, 식물원 등이 잘 가꾸어져 있었다. 특히 창포가 제철을 만난 듯 노란 꽃들을 활짝 피운 채 방문객들을 맞았다. 연못은 가운데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고, 물가에는 창포가 빙 둘러싸고 있는 형태였다. 습지엔 하얀색과 분홍색 수련이 피어나 예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꽃밭 주변으로 이어진 수로 양쪽엔 하얀 ‘불두화’와 노란 창포꽃이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었다.
명승지로 이름난 ‘수승대(搜勝臺)’를 찾았다. 숲이 울창한 하천 둑을 걸으니 ‘구연서원(龜淵書院)’의 정문격인 ‘관수루(觀水樓)’가 나타났다. 관수루 밑으로 서원에 들어서자 큼직한 현판이 걸린 정면 4칸의 건물이 우뚝 섰고 좌우엔 동, 서재 대신 큰 비석들이 자리했다. 거북바위로 가는 길가엔 효자, 열부 등 오래된 비각들이 보였다. 거북바위에 가까이 다가서자 벽면에는 ‘搜勝臺’라는 큼직한 글자 외에도 한시와 많은 이름들이 새겨져 있었다. 요즘 같으면 자연훼손으로 비난 받을 일이지만 유구한 과거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듯했다.
상류쪽 하천 가운데 놓인 너럭바위는 시회(詩會)를 열어 학문과 풍류를 즐기던 자리라고 하는데 ‘洗筆㴨’, ‘硯盤石’이라 새긴 글씨가 보였다. 수승대에 새겨진 각종 글씨와 바위 생김새를 바라보며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 언덕으로 올랐다. 울창한 숲속 낭떠러지 암반 위에는 요수정(樂水亭)이란 정자가 하천을 바라보며 세워져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함양재(涵養齋)라는 건물이 있고 하류 쪽으로 내려가니 절벽 위 전망대가 나왔다. 전망대에 서서 거북바위를 바라보니 계곡으로 내민 바위의 돌출부가 거북의 머리를 그대로 닮은 형상이었다.
이름난 정자인 용암정(龍巖亭)에 들렀다. 1801년에 짓고 1864년에 보수공사를 했다는데, 기둥을 비롯한 목재에는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아 오래된 흔적이 저절로 드러났다. 위천(渭川) 강변 높다란 자연바위에 지어져 경치가 괜찮았지만, 조금 전 보았던 명승지 수승대와 비교되니 평범해 보였다. 정자 안팎에는 용암정(龍巖亭), 반선헌(伴仙軒), 청원문(廳遠門), 환학란(換鶴欄)이라 쓴 편액이 여러 개 걸려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창포원)
(수승대)
(용암정)
'돌샘 이야기 > 여행과 답사(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당호와 남한강 한 바퀴 (0) | 2022.06.26 |
---|---|
전철 타고 '물의 정원' 나들이 (0) | 2022.05.21 |
문무대왕릉과 이견대, 신평소 공원, 죽성드림세트장, 대변항, 주남저수지 방문 (0) | 2022.05.14 |
포항 명소(스페이스 워크, 영일대 전망대와 장미꽃, 구룡포) 방문 (0) | 2022.05.14 |
김천 직지사 탐방 (0) | 2022.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