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3~4세

할아버지! 뽑기 해 주세요~

돌샘 2022. 10. 22. 10:33

할아버지! 뽑기 해 주세요~

(2022.10.15.)

낮에 사위의 전화가 걸려 와 받았더니, 소민이가 할아버지~” 부르며 응답했습니다. 아빠와 함께 어린이 모임에 다녀오는 길인가 봅니다. 얘기를 많이 주고받았지만 전화의 주내용은 할아버지! 뽑기 해 주세요~”하는 부탁이었습니다. “그래, 소민이가 할머니 집에 놀러오면 내하고 마트에 가서 뽑기 하자~”고 했더니, 웃으며 좋아했답니다. 소민이가 낮잠을 자고 오느라 오후 다섯 시쯤 할머니 집에 도착했습니다. 한바탕 한글 자음과 모음 읽기 공부를 하고 장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소민이와 할애비도 뽑기를 하기 위해 따라 나섰답니다.

 

소민이는 내 손을 잡고 마트 건물로 들어서며 할아버지! ~기 있어요.”라며 뽑기 판매기가 있는 곳을 가리켰습니다. 할머니와 한두 번 해봤을 텐데 장소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매장에는 수십 대의 판매기가 진열돼 있었습니다. “소민아~ 어느 것 뽑기 할래?”물으니 잠시 이것저것 살펴보더니 이것! 할래~”하며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요즘 유 튜브로 자주 보는 카봇장난감이었습니다. 엄마는 비행접시 날리는 장난감을 사도록 권했지만, “안 해! 이것 할래!”하며 단호하게 카봇을 선택했습니다.

동전교환기에 지폐를 넣어 동전이 나오자 소민이가 주워 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카봇 판매기에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니 카봇이 담긴 플라스틱 통이 하나 굴러 나왔습니다. 통을 들고 집에 가서 조립하자고 했더니, 소민이가 당장 조립해 달라고 했습니다. 부근 탁자에서 아빠가 조립해 군용트럭을 만들었는데 변신을 시키니 로봇이 되었습니다. 소민인 좋다며 카봇을 계속 들고 다녔답니다.

음식 코너를 지날 땐 키워, 피자 등 자기 맘에 드는 것을 골라 시식하며 좋아했습니다. 과자 진열대를 빤히 쳐다보더니 할아버지! 저것 사 주세요~”하며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저게 뭐지?”하고 물었더니 카라멜 요~”하고 대답했습니다. “엄마에게 물어보고 사줘도 된다고 하면 사 줄게~”했습니다. ‘소뿔도 손대었을 때 뽑는다.’더니 당장 결정하려는 듯 보이지도 않는 엄마를 큰소리로 반복해서 불렀답니다. 과자코너에서 엄마를 한참 기다린 끝에 카라멜 한 통을 캐리어에 싣자, 소민이가 좋아 우쭐거렸답니다.

 

아빠는 트렁크에 짐을 싣고, 엄마는 주차권 확인하러 간 사이 소민이와 두 사람은 차에 먼저 탔습니다. 뒷좌석에 있던 소민이가 조수석에 앉은 할애비 쪽으로 다가오며 할아버지~”하고 불렀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순간,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라며 할애비를 안으며 볼에 뽀뽀를 해주었답니다. 평소 살짝 수줍어하는 성향이 있어 감사합니다~’ 또는 사랑해요~’라는 말도 자발적으로 듣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한꺼번에 두 가지 인사에다 뽀뽀까지 받는 영광(?)을 누렸답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을 땐 마트에서 시식한 탓인지 밥은 얼마 먹지 않았지만 카봇은 계속 곁에 두었습니다. TV카봇 프로를 볼 때도 연신 자기 카봇 장난감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답니다.

 

소민아! 마트에 가서 뽑기 하고 카라멜을 사 기분이 좋았니? 착하게 자라면 자주 사 줄 테니 건강하게 잘 자라거라.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