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옛 양수철교’를 산책하며
(2023.2.26.)
일기예보를 보니 앞으로 꽃샘추위는 있겠지만 큰 추위는 다 지나간 것 같다. 오전에 하늘정원에 올라 화초 월동용 보온덮개를 벗겨내고 비닐만 남겨 두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면 비닐마저 걷어 내고 봄을 맞을 것이다. 오후 교외 나들이 갈 만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작년 이맘때 북한강 ‘옛 양수철교’를 방문했던 일이 기억났다. 올해도 양수리 북한강 강변으로 나가 이른 봄 자연의 춘색(春色)을 살펴보기로 했다.
‘운길산’ 쪽에서 시작해 ‘양수리’ 방향으로 걸었다. 포근한 주말이라 옛 철교를 산책하는 사람들과 씽씽 달려가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끊이질 않았다. 철교에 데크를 어떻게 설치했는지 자전거가 다가올 때면 “우루루~”하고 요란한 굉음이 울려댔다. 북한강 상류의 신설 철교에는 생김새와 속도에 따라 목적지가 구분되는 열차들이 오갔다.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푸르디푸른 강물이 수면에 잔물결을 그리며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운길산’ 산마루 아래 8부 능선쯤 수종사의 전각들이 성냥갑처럼 시야에 들어왔다. 주변 산세는 겨울을 벗어나 봄기운이 감도는 듯 보였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부드러운 바람결에 상쾌했으나 코끝에는 아직 냉기가 느껴졌다.
철교가 끝나는 부위에 세워진 여러 가지 자전거길 조형물들을 구경했다. 철교와 연결되는 둔덕길 양쪽엔 벚나무가 자라고 있었는데, 가지마다 꽃눈이 움트는 듯 변화가 엿보였다. 데크 계단을 따라 둔덕 아래 양수대교 쪽 강변으로 내려갔다. 강가 넓은 공터엔 녹지와 광장이 잘 조성돼 있고, 강변 카페에는 젊은이들이 야외의자에 나와 앉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북한강 하류 방향 강물은 늦은 오후의 햇빛을 받아 황금빛 윤슬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맑은 강바람은 겨울 동안 묵은 때를 벗겨내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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