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3년)

평창 발왕산 케이블카

돌샘 2023. 5. 6. 12:14

평창 발왕산 케이블카

(2023.5.1.)

여행 셋째 날

어제 강원도 지역 돌풍으로 발왕산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었다고 해, 숙소를 출발하기 전에 케이블카 운행여부부터 확인했다. 옛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대관령을 오르는 도중 반정(半程)이라는 대관령 옛길에 차를 세우고 강릉 쪽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아득히 먼 곳에 경포호의 수면과 주변 건물들이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왔다. 대관령 휴게소에는 양떼목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 옛날 딸과 함께 구경 왔던 일이 생각났다. 횡계 마을을 지나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향했다. 동계올림픽을 거치면서 주변이 많이 변해 있었다.

 

탑승 대기자들이 제법 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원이 8명이지만 두세 명이라도 일행끼리 태워주는 직원들의 배려가 돋보였다. 케이블카는 탑승장에서 여러 개의 언덕을 넘어 발왕산으로 올라가는 제법 긴 코스였다. 공중에 매달려 이동하며 동쪽을 바라보니 태백산맥 능선 주위에 하얀 풍력발전기가 늘어선 광경이 보였다. 스키로프는 물론 발아래 임도에도 잔설이 남았고, 산등성이에 진달래가 활짝 핀 모습이 이색적으로 보였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발왕산 스카이워크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추위를 이겨 내며 주위를 바라보니,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모두 발아래 펼쳐져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승강장 건물 밖으로 나서자 천년 주목 숲길이라는 안내판 옆에 데크길이 조성돼 있었다. 숲속에는 싱싱하게 자라는 주목들이 있는가 하면 빛바랜 고사목도 보여 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무 아래 지면에는 엘레지를 비롯한 야생화들이 무리지어 피어났다. 발왕산은 높이가 1,458m로 국내에서 12번째로 높다더니 눈 녹고 꽃피는 시기에 상당한 차이가 느껴졌다. 주목 숲길을 산책하고 돌아 나올 즈음에는 때아닌 눈발이 날려 방문객들을 놀라게 했다. ‘모나파크포토존에 올라 색다른 사진도 찍어 보았다. 새로운 추억을 남기며 옛 생각이 떠오를 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하루였다.

 

(대관령 옛길)

 

 

(발왕산 케이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