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3년)

호명호수 탐방

돌샘 2023. 5. 28. 18:04

호명호수(虎鳴湖水) 탐방

(2023.5.21.)

산 정상부에 있는 호명호수를 구경하려 했으나 그간 코로나 탓에 마을버스가 운행되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요일 오후에 청평호수로 드라이브를 나가려다 문득 호명호수 생각이 났다.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로 버스 운행이 재개되었을 테니 생각난 김에 목적지를 바꾸기로 했다. 가평으로 가는 국도로 진행하다가 벚꽂길휴게소못미처 상천마을로 빠져나와 한적한 산길로 들어섰다. 계곡 쪽에 보이는 낚시터와 펜션 건물들을 지나 산 중턱쯤 이르니 음식점과 제법 큰 주차장이 나타났다. 여기까지가 일반차량의 출입이 허용되는 구간인 모양이다.

처음 찾은 곳이라 어리둥절해 하며 머뭇거렸는데, 초소 안에 있던 아저씨가 막 출발하려는 버스를 급히 타라고 손짓했다. 마을버스가 아닌 시외버스라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탔다. 알고 보니 임시 배차된 차량이었다. 꼬불꼬불 산길을 10분쯤 힘겹게 달려 산 정상의 호숫가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갑자기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해발고도가 550m 정도 되니 기온차가 상당한 모양이다. 호명(虎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잔디밭에 있는 호랑이 조형물이 우릴 제일 먼저 반겼다. 산 정상에 인공호수를 설치한 것은 심야 전력이 남아돌 때 아래에 있는 청평호의 물을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많이 필요한 시간에 낙차를 이용해 발전하기 위한 시설이었다.

호수 주위를 시계반대방향으로 천천히 걸었다. 모퉁이 언덕 위에 카페가 있어 올랐더니 주변 경관이 한눈에 다 들어왔다. 황사 영향으로 하늘이 흐릿해 겹겹이 에워싸고 있는 산들을 선명하게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호수의 푸른 수면에는 백조 한 쌍과 황금 거북 한 마리가 떠 있었다. 거북 조형물은 어떤 유래가 있을 것 같아 물어보았더니, 그냥 등에 태양광 설비를 지고 있을 뿐이라 했다. 호수 주위의 숲속에는 쉼터와 전망대도 보였다.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제자리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시간표에 없는 임시 버스가 왔다. 지루한 기다림 없이 원하는 대로 호명호수를 오갔으니 운이 좋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