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3년)

가평 자라섬 꽃 축제

돌샘 2023. 6. 25. 09:21

가평 자라섬 꽃 축제

(2023.6.15.)

가평에 있는 자라섬꽃 축제가 620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주말에는 관람객도 많고 도로 사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생각에 목요일 오후에 틈을 내었다. ‘남이섬상류에 있는 자라섬은 몇 개의 섬으로 나뉘어지는데, 가장 아래쪽에 있는 남섬이 꽃 축제장이었다. 초입에 물가를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꽃 그네의자가 눈에 띄어, 잠시 앉았더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사피니아 꽃으로 장식된 남도 가는 길을 들어서자 섬 전체가 꽃으로 가득했다. 미니 백일홍 꽃밭을 지나 섬 서쪽으로 걸으니, 흐드러지게 핀 꽃양귀비와 보라색 유채 꽃밭이 넓게 펼쳐졌다. 꽃밭 사이엔 갖가지 조형물들이 설치되고 곳곳에 그늘막과 정자가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섬 남단에 이르니 작은 무대에서 가수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건너편 남이섬 선착장과 짚라인 타워가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왔다. 강가엔 꽃을 든 남자’, ‘자라섬 러브베어등 예술조형물과 포토 존이 설치돼 방문객들은 열심히 사진을 찍어 대었다. 소나무 그늘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잠시 시원한 강바람을 쐬었다. 강의 수면은 호수처럼 잔잔한데 모터보트와 수상스키가 지나가며 간간이 물결을 일으켰다. 꽃과 강물 그리고 강 너머 산기슭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멈춘 듯했다. ‘호주정원이라 이름한 곳에는 하트모양의 꽃장식과 캥거루 모양의 토피어리, 꽃 계단 등이 꾸며져 관심을 끌었다.

섬 동쪽엔 노란색 캘리포니아 양귀비, 보랏빛 아게라텀, 하늘바라기 등이 활짝 펴 있었다. 하늘바라기는 꽃 이름처럼 하늘을 보고 피었다. 핑크 뮬리와 구절초 군락지는 계절이 이른 듯 아직 휑하니 비어 있었다. 아트막한 언덕길 양편으로 다양한 빛깔의 수국꽃밭이 펼쳐졌는데,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의 갖가지 포즈도 구경거리였다. 섬 북쪽에는 하얀 안개꽃이 저녁 안개처럼 활짝 폈고, 물가엔 하얀 돛단배 조형물과 붉은 꽃 바지선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마지막 구간으로 행복의 길이라 적힌 호박터널을 지났다. 양쪽에 심어 놓은 호박덩굴엔 아직 호박이 열리지 않았지만, 천정에 거꾸로 매달아 놓은 오색 빛깔의 양산이 무지개처럼 아름다웠다. 초여름의 자라섬 꽃 축제는 더위 속에서도 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