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팔당호 남쪽 호반
(2023.8.27.)
더위가 한결 무디어진 느낌이다. 아직 가을이 왔다고 하기엔 성급하지만 큰 변화가 생긴 것만은 틀림없다. 흐린 날씨까지 더해져 야외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오랜만에 팔당호 남쪽 호반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에 나섰다. ‘팔당전망대’ 앞 호숫가에서 건너편 ‘다산생태공원’과 멀리 ‘팔당댐’을 바라보니 가슴이 툭 트이는 느낌이다. 수초 사이를 유영하는 오리가족과 갈대밭 앞에 미동도 않고 서 있는 백로의 모습에서 여름날 오후의 한가로움이 묻어난다. 높은 전망대에 오르니 물속 수초들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시야가 양수리 너머로 넓어졌다. 호수 주변은 아직 한여름의 꿈속에 잠겨 있는 듯 온통 초록세상이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팔당물안개공원’으로 향했다. 강변 습지를 가로지르는 인도교 건너 모래톱까지 한 바퀴 삥 둘러보았다. 연잎을 스쳐 불어오는 강바람을 쐬며 공원을 산책하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모두들 한여름 더위에 갇혀 지내다가 야외에 나와 해방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환상적인 호반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가 ‘청재명원’부근 남한강변에 잠시 차를 세웠다. 강 가운데 보이는 ‘대하섬’은 나무와 풀이 멋대로 자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고, 건너편 산비탈 마을은 언제 보아도 스위스 호수마을 같이 멋진 풍경이다. 청재명원은 개인별장이지만 휴일에 문이 열려 있으면 구경할 수 있다고 했는데, 오늘도 굳게 잠겨 있다. 밖에서 나무사이로 조각상과 조형물들을 들여다보니 오히려 궁금증만 더했다. 경안천이 팔당호와 만나는 곳에 형성된 ‘경안천습지생태공원’에 들렀다. 공원 입구의 연 밭은 연잎만 크게 자랐는데, 산책을 하며 제방 위로 올라서자 늪지 한곳에 홍련이 무리지어 피었다. 접근로가 없어 아쉬웠지만 멀리서 바라만 보라는 뜻인 모양이다. 이제 논에 벼 이삭이 피기 시작했으니 황금빛 가을이 멀지 않았나 보다.
(팔당전망대)
(팔당물안개공원)
(청재명원과 남한강변)
(경안천습지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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