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은통산업단지 코스모스, 습지공원과 한옥카페, 태풍전망대
(2023.9.30.)
연천에 있는 임진강 댑싸리공원과 태풍전망대를 구경할 양으로 집을 나섰다. 전곡읍에 이르자 작년에 재인폭포 가다가 뜻밖에 만났던 코스모스 꽃밭이 생각났다. 꽃 축제 안내물이 전혀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칠까 생각했는데, 황금빛 들판 뒤쪽으로 꽃이 살짝 보였다. 급히 차선을 변경해 들어가니 꽃밭은 무척 넓었지만 활짝 핀 코스모스 꽃무리는 듬성듬성 보였다. 올해는 코스모스 씨앗을 계획적으로 심지 않았거나 재배를 정성스레 하지 않은 모양이다. 전체 꽃밭이 넓다 보니 꽃이 활짝 핀 부위만 헤아려도 어지간한 코스모스 꽃밭 못지않았다. 가을을 대표하는 이 아름다운 꽃밭이 올해는 운 좋은 사람들만 보고 가는 행운의 장소로 끝나고 말 것인가. 꽃밭 옆에는 ‘은통산업단지’라는 큼직한 현장 간판이 서 있었다.
임진강 댑싸리공원으로 향하는 도중에 점심때가 되었다. 오늘은 가을 소풍을 가듯 집에서 점심 도시락을 준비했다. 식사를 할 만한 장소를 찾다가 습지공원이란 안내판이 가리키는 곳으로 들어섰다. 길 왼쪽엔 큰 장독항아리가 길게 늘어선 한옥 카페가 있고 오른쪽은 습지공원이었다. 카페 쪽엔 사람들이 북적대었지만 습지 쪽 잔디밭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잔디밭 가장자리에 정자가 두 채 있었는데 마침 한 곳은 비어 있었다. 정자에 돗자리를 깔고 잠자리 떼가 가을 햇빛을 받으며 축하 비행을 하는 가운데 느긋하게 점심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구경삼아 카페에 들렀더니, 커피를 주문하려고 기다리는 줄만 십여 미터가 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오늘 집사람의 점심 도시락 준비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임진강 댑싸리공원으로 들어가는 접근로는 차량정체가 심했다. 우린 부근에 있는 ‘태풍전망대’부터 먼저 들르기로 했다. 작년에 방문하려 했을 땐 사전예약제라 구경을 못했는데, 오늘은 그냥 출입이 가능하단다. 민통선 입구 검문소에 신분증을 맡기고 전망대로 향하는데, 길가 밭에는 콩잎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먼저 전망대 앞에 설치된 기념탑과 조형물부터 둘러보았다. 주변 지형과 군사 분계선, 초소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육안과 쌍안경으로 군사분계선 주위의 고지와 시설들을 관찰했다. 나오는 길에 부근 ‘연강갤러리’에 들렀을 때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곧 그치려니 생각했는데 갑자기 강풍이 불더니 폭우와 우박까지 쏟아졌다. 한참 기다려 폭우가 잠시 잦아든 틈을 타 군사지역을 벗어났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댑싸리공원으로 들어가는 자동차의 긴 행렬은 줄지 않았다. 작년에 구경했으니 오늘은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서울 근교에 이르자 조금 전까지 내리던 폭우와 우박은 딴 나라 이야기인 듯, 하늘은 청명하고 아스팔트 도로는 바짝 말라 있었다.
(은통산업단지 코스모스)
(습지공원과 한옥카페)
(태풍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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