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4)

한여름 팔당호와 남한강의 정취

돌샘 2024. 8. 24. 11:47

한여름 팔당호와 남한강의 정취

(2024.8.16.)

팔당호 남쪽에서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한적한 호반 길을 따라 드라이브에 나섰다. 한여름의 더위는 여전했지만 맑고 투명한 날씨 덕분에 시야가 툭 트여 기분이 상쾌했다. 팔당호 전망대 앞 수변 데크에 서니, 한낮의 정적 속에 따가운 햇살만 내리쬐어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호수 건너편 다산생태공원이 손에 잡힐 듯 하고, 아스라이 먼 곳에 있는 팔당댐 상부 구조물조차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초록빛 산과 파란 하늘, 하얀 구름이 팔당호 수면에 내려앉은 풍광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팔당호와 남한강변의 여름 정취를 전망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갔다. ‘팔당물안개공원을 지나 녹음이 우거진 수청리 나루터로 들어섰다. 진입로 옆에 가꾸어진 밭에는 폭염 속에서도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느티나무 노거수 아래로 들어서니 자연의 품에 안긴 듯 한결 시원하고 편안했다. 풀냄새로 가득한 강변 벤치에 앉아 강렬한 햇볕이 쏟아져 내리는 한여름의 수변 풍경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강 가운데 형성된 대하섬이 건너다보이는 청재명원앞 강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 건너 언덕에 자리한 하얀 집들이 동화 속 마을처럼 아담하게 보였다. 팔당댐 영향으로 강폭은 꽤 넓었지만 멀리서 흘러온 강줄기가 도도하게 흘러가는 생동감이 느껴졌다. 청재명원은 한 번쯤 구경하고 싶은 곳이지만, 오늘도 출입문이 굳게 닫혀 아쉬웠다. 울타리 너머로 뜰 여기저기에 잘 정돈된 조각품과 조형물들만 바라보고 발길을 돌렸다.

돌아가는 길에 간이휴게소 언덕에 들러 해가 저무는 팔당호의 정경을 바라보았다. 검단산과 예봉산, 운길산 그리고 부용산으로 이어지는 주변 산세가 아늑했다. 호수 건너편 산 위로는 잿빛 구름과 이를 에워싼 흰 구름이 뭉실뭉실 떠올라 가을의 전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침 저녁 해가 흰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상서로운 서광이 온누리를 비추 듯 장관을 이루었다. 저녁 무렵의 호수는 한낮에 강렬하던 인상과 달리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낮의 팔당호)

 

 

(수청리 나루터에서 바라본 남한강)

 

 

(청재명원 강변에서 바라본 남한강)

 

 

(해질녘의 팔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