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4)

일산 호수공원 산책

돌샘 2024. 9. 16. 12:49

일산 호수공원 산책

(2024.9.7.)

일산 호수공원은 숲과 인공섬, 전통공원 등이 잘 조성돼, 수변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편히 쉬기 좋은 곳이다. 더위를 감안해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그곳을 방문했다. 1주차장에서 공원으로 들어서니 어린아이들은 분수대에서 물장난을 하고, 멀리서는 농악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행사인지 궁금해 소리 나는 곳으로 찾아갔더니, ‘지화자~~ 풍년이 왔네요!!’라는 21회 고양들소리 정기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무대 앞에 마련된 관중석에 앉아 흥겨운 농악과 춤을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듯했다.

햇살이 한결 무디어졌지만 광장으로 나오자 열기가 후끈해 얼른 숲속 산책길로 들어섰다. 덩굴식물을 아치형 철망에 올려 터널처럼 조성한 산책로와 붉은 꽃이 활짝 핀 배롱나무 숲이 나타났다. 산책로와 자전거 길에는 주말을 맞아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소나무 사이로 월파정(月波亭)이라는 정자의 지붕이 보이는 달맞이 섬으로 들어섰다. 정자와 호수를 배경으로 한 쌍의 젊은 남녀가 웨딩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역시 젊음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을 가로질러 건너편에 있는 장미꽃밭에 들렀다가 돌아 나와 호반의 풀숲을 천천히 걸었다. 물가에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 사이로 분홍빛 홍련이 보였다. 연꽃이 한창 필 시기가 지난 터라 더욱 반갑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네의자에 편안히 앉아 가을이 오고 있는 호숫가를 바라보며 멍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전통공원 안에서 네모진 연못과 둥근 인공섬을 보자, 천원지방(天圓地方)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연못가에 자리한 정자와 담장 곁에 활짝 핀 배롱나무가 정원의 정취를 한결 돋보이게 했다.

자연학습장 부근 호수에는 수련이 무성하고 물가엔 여럿의 솟대가 하늘을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호수 북쪽을 한 바퀴 돌아 노래하는 분수대쪽으로 접근하니, 일산 아쿠아 플라넷건물과 옥상에 설치된 놀이기구가 보였다. 해는 이미 서산으로 넘어가고 붉은 노을만 건물 뒤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