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5)

남한강변을 걸으며...

돌샘 2025. 1. 11. 14:46

남한강변을 걸으며...

(2025.1.4.)

올해 첫 주말을 맞아 양평 남한강변으로 산책을 나섰다. 강물이 마을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오목한 형태의 큰 연못을 이룬 대심1리 마을회관 앞 수변공원에 들렀다. 연못가에는 여러 개의 버섯모양 지붕이 눈길을 끄는 리버블루 예마당이란 베이커리, 찻집, 식당을 겸하는 복합 건물이 있었다. 입구에는 그리스 신전 모양의 기둥과 사자상이 섰고, 어린이와 강아지 모양의 섬세한 조형물도 보였다. 건너편 연못가 얼음 위에서 썰매를 끌어주고 타는 할아버지와 손주의 모습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못에서 남한강 본류로 이어지는 강변 산책로 주변은 호수 정원이란 이름으로 깔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길가엔 벤치와 그네의자, ‘한여울 나루터란 표지석과 나룻배 모형이 설치돼 있었다. 툭 트인 강변으로 나가자 늦은 오후에 한결 무뎌진 햇빛이 잔잔한 강물에 반짝였다. 새소리는 물론 물소리와 바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이 이어졌다. 산책길 바닥엔 푹신한 코어매트가 깔리고 빈 흔들의자와 솟대엔 따사로운 햇볕이 내려앉았다. 돌아 나오는 길 강변에는 낡은 조각배가 쓸쓸히 매여 있었다.

 

상류에 있는 아신대학교 앞 남한강변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가 강변에 차를 세우고 억새밭 사잇길을 걸었다. 어느새 강 건너편 하늘에는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석양이 구름 사이로 붉은 빛줄기를 내리비추는 빛내림현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억새밭이 끝나는 강변에 설치된 수상스키장은 문이 굳게 잠겨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강 상류 쪽 높은 하늘엔 흰 구름이 여유로운데, 하류 쪽은 역광을 받아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햇빛이 사라지니 바람마저 서늘해져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남한강 대심리의 오후)

 

 

(남한강 아신리의 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