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두물머리
(2025.1.12.)
이삼일 한파가 기승을 부리더니 오늘은 조금 누그러진 듯하다. 오후에는 옷을 두툼히 챙겨 입고 한겨울의 양수리 두물머리로 나갔다. 가는 길 교통은 비교적 원활했는데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았다. 그 동안 추위로 움츠리고 지내다 날씨가 풀리니 해방감을 느끼나 보다. 주차장에서 세미원 배다리가 있는 강변으로 나가지 않고 ‘두물머리길’을 걸으니 다양한 조형물들을 전시한 장소가 보여 호기심을 가지고 구경했다.
요즘 두물머리에는 ‘연핫도그’가 인기를 끄는 듯 연밭 부근의 가게에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보호수로 지정된 노거수와 돛단배 주변을 지나 나루터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앞서 가던 어느 부부가 큰소리로 “두물머리에 나오니 가슴이 툭 트인다.”고 좋아했다. 그 말이 정말 실감나고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보지 못한 핫도그를 먹는 양(羊) 조형물이 군데군데 설치돼 있었고, 우리는 포토 존에서 남들처럼 남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북한강이 남한강과 합류하는 강 가운데는 ‘족자도’라는 무인도가 있다. 족자도 너머 하늘에 뜬 햇빛이 강물에 비쳐 아른거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석양은 아직 산 위로 높다랗게 떠 있는데, 주변 하늘에는 벌써 노을이 물들기 시작했다. 갈색으로 칙칙하게 시든 연 줄기를 보니 물방울이 은구슬처럼 구르던 연잎이 생각났다. 연잎은 연핫도그를 만들 때 사용한 듯 잘 보이지 않았다. 두물머리의 자연은 계절과 시간을 가리지 않고 찾는 사람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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