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5)

옛 김유정역 방문

돌샘 2025. 2. 21. 10:19

김유정역 방문

(2025.1.28.)

오늘은 작은 설날이다. 어제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문득 인적이 드문 교외로 나가 눈길을 걷고 싶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만한 곳을 찾다보니 경춘선의 김유정역이 떠올랐다. 지하철과 전철을 타고 그곳까지 가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폐역이 있어 산책하기 좋을 것 같았다. 설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부부는 태평스럽게 교외선에 몸을 실었다.

 

시내를 벗어나 논밭과 산비탈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광경을 보니 생각도 시공간의 굴레를 벗어났다. 대성리역, 청평역, 강촌역을 지날 땐 학창시절 야유회를 왔던 옛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김유정역에 가까워지자 빈 좌석이 늘어나고 바깥 기온도 떨어지는 것 같았다.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산화를 신고 스틱을 짚으니 영판 등산객처럼 보였다.

 

한옥 형태의 큼직한 김유정역을 나와 왼쪽으로 걸으니 폐철도와 플랫폼이 나타났다. 선로엔 기관차와 객차가 서 있고 맞은편엔 조그만 옛 김유정역이 보존돼 있었다. 간혹 보이던 방문객이 사라지고 나니 부근은 이내 적막강산이 되고 말았다. 폐역의 설경을 영상에 담느라 한쪽 장갑을 벗었더니 손가락이 시려 왔다. 부근에 있는 강촌 레일바이크 시설을 구경하는 동안 섣달그믐밤이 깊어갔다.

 

(하늘정원에서 본 설경)

 

 

 

(옛 김유정역)

 

 

(강촌 레일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