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5)

석촌호수 야간 벚꽃놀이

돌샘 2025. 4. 20. 10:03

석촌호수 야간 벚꽃놀이

(2025.4.10.)

지난 토요일 석촌호수에 벚꽃놀이를 가려고 했는데, 종일 비가 내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이번 주말에도 비가 온다니, 올해 주말 벚꽃 구경은 물 건너간 셈이다. 벚꽃은 일주일가량 화사하게 피었다가 바람이 불면 꽃비가 되어 날리고 말 것이다. 아쉬운 마음에 꼭 주말이 아니더라도 평일 퇴근 후에 밤 벚꽃놀이를 가기로 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잠실역에서 내려 3번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석촌호수의 서호에서 출발해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꽃구경을 했다.

 

호수 둘레길로 내려가는 곳에 큼직한 비석이 보여 안내문을 읽어 보았다. 역사시간에 배웠던 삼전도비였다. 비석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석촌 호숫가에 있다는 사실은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길을 걸으니 양쪽 벚나무 가지가 공중에서 만나 벚꽃 터널을 이루었다. 꽃길을 따라 롯데 매직아일랜드쪽으로 걷는 가운데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벚꽃과 호수 그리고 동화의 나라에서나 나올 법한 성채가 은은한 조명을 받으니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이따금 놀이시설 탑승객들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들려오면서 조명의 색깔이 변했다.

 

잠실호수교 아래를 지나 동호 쪽으로 들어서니 높다란 롯데월드타워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벚꽃에 다양한 색깔의 조명이 입혀진 모습은 마치 마술의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많은 인파를 헤치며 걷다 보니 어느덧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고 동호의 북쪽 구간을 걷을 땐 상춘객들이 더욱 늘어났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꽃구경을 하도록 유도한 덕분에 큰 혼잡은 피할 수 있었다. 포근한 호숫가 꽃길을 걸으며 한겨울의 혹독했던 추위를 생각하니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석촌호수 서호 벚꽃길)

 

 

 

 

(석촌호수 동호 벚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