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에는 꽃을 심을래요
(2013.11.23)
모처럼 가족이 점심 때 외식을 하기 위하여 만났는데 준모는 음식보다
식당 밖에서 할애비 손을 잡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구경하는데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아범이 밖으로 나와 점심식사를 하자며 준모를 안으니 처음에는 싫다고 뻗대었는데 식당에 들어와
전복 돌솥밥의 전복을 잘게 썰어주었더니 의자에 선 자세로 숟가락과 손가락을 번갈아 사용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자볶음에 밥을 비벼 준 것도 잘 먹었습니다. 준모가 이유식을 먹을 때 새아기가 정성을 드려
육류와 생선 그리고 각종 야채를 넣은 종류별 이유식을 만들어 먹인 덕분인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답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조부모 집으로 와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 후에 아범, 어멈은 어린이용 자동차 시트를 사러가고
준모는 조부모와 고모하고 여러 가지 장난과 놀이를 하며 지냈습니다.
오늘도 지난주와 같이 준모가 할머니 댁 창고 재활용품을 정리해드리고 안마기 버턴을 이것저것 눌러 파란불과 빨간불이 들어오고
움직이는 부위와 작동형태가 달라지는 것이 신기한 듯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놀았습니다.
옥상 외등을 켰다가 끄는 놀이를 할 때는 흔한 놀이가 아니어서 준모가 후일 그 놀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고모에게 ‘찍사’ 역할을 맡기고 할머니는 출입문 안쪽 스위치 담당자 역을 맡아
준모가 할애비와 외등 앞에서 보내는 수신호에 따라 외등이 켜졌다 꺼지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두었답니다.
준모가 옥상 밖으로 나와 어른 슬리퍼를 신으려고 하기에 신겨주었더니 발에 커서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한 손에는 모종삽, 다른 손에는 빗자루를 잡아들고는 화분으로 다가가서 이리저리 열심히 흙을 파더니
물뿌리개를 들고는 꼭지 쪽을 기우려 물을 주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물뿌리개로 물을 주는 동작을 하다가 꼭지가 헐거워 빠져버리니 난처한 표정으로
꼭지를 주워들고는 할애비에게 고쳐달라고 하였습니다.
지난여름에 할애비와 옥상에서 했던 일들을 기억하고는 모종삽으로 흙을 파고 물뿌리개로 물을 주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였습니다.
내년 봄 날씨가 따뜻해지면 휴일에 준모와 조손이 다정하게 꽃모종을 심고 물을 듬뿍 주어
예쁜 꽃들이 피어나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거실에 내려와 준모 비행기 태워주는 놀이와 말 타는 놀이를 하면서 놀다가보니 어느 듯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그 때 벨이 울리니 준모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어며 현관 쪽을 가리키며 밖으로 나가자고 하였습니다.
직감적으로 아빠, 엄마가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모양입니다.
준모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엄마에게 덥석 안기었습니다.
준모 가족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짐을 챙길 때 엄마 곁에 있는 준모에게 ‘준모야! 할아버지 하고 여기서 자자.’고 했더니
웃는 얼굴로 고개를 잘래잘래 저으며 ‘아니, 아니’하였습니다.
준모가 할애비하고 같이 노는 것은 좋으나 잠은 집에서 엄마, 아빠와 같이 자는 것이 제일 편한 모양입니다.
작년 이담 때쯤만 해도 준모가 할애비와 잘 놀다가도 불현듯 엄마 생각이 나면 ‘엄~엄~’하면서 큰소리로 울기 시작하여
쉽게 그치지 않아 진땀을 뺀 적이 있었는데 그 동안 지각능력과 행동, 의사표현 방법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정말 의젓해졌습니다.
준모야! 유아기에는 신체적 활동과 두뇌성장이 병행한다고 하니 건강하여 활발하게 잘 놀아야 한단다.
다음 주부터는 주중에도 ‘짐보리’에 갈 터이니 재미나게 놀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야지.
할애비도 틈나면 준모 보러 가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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