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케이크 촛불 끄는 연습했어요
(2013.12.1)
준모가 가깝게는 일주일 전, 길게는 몇 달 전에 하였던 일들을 기억하였다가
동일한 행동이나 한 단계 발전시킨 놀이를 하려고 한답니다.
준모가 할애비 집에 도착하자마자 옥상으로 나가 지난주에 하였던 외등 켜기 놀이를 하였습니다.
안마기,오디오,TV,전화기 등 각종 기기의 버턴을 눌러 작동하여 움직이는 상태와 소리를 확인 관찰하였고
직접 작동시키지 못하는 오르골은 할애비에게 들고 와서 소리가 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점심식사 때는 먹는데 별 관심을 보이지 않자 할머니가 밥 다 먹으면 과자를 준다고 하였더니 얼른 식사를 마쳤습니다.
공을 가지고 놀 때는 주로 상대방에게 던져주거나 굴러주는 형태였지만 간혹 공을 발로 차기도 하면서 좋아라고 하였습니다.
냉장고에서 박카스 한 병을 꺼내들고는 가지고 놀다가 나중에는 할애비에게 주면서 뚜껑을 열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준모가 아직은 박카스를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뚜껑을 여는 시늉만하고 열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더니
준모가 받아들고는 힘껏 돌리라고 시범을 보여주고는 할애비에게 다시 건넸습니다.
손자에게 거짓 행동을 하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어쩔 수 없이 얼굴을 찡그리며 힘껏 돌려도 열리지 않는 것처럼 하였더니
준모도 더 이상 병을 열어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준모가 식탁위에 놓여있는 양초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불을 붙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할애비가 라이터로 불을 붙여주었더니 ‘후~’하고 불어서 끄고는 다시 불을 붙여달라고 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였습니다.
한 달도 더 전에 아범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준모와 같이 불어서 끈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일을 기억하여 양초에 불을 붙여 끄는 행동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양초에 불을 붙여 끄는 장난이 재미가 있는지 다른 놀이를 하다가 다시 한 번 촛불놀이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옛날 할애비가 어렸을 적에도 어린아이들이 등잔이나 양초로 불놀이를 할 때면 어른들께서 ‘불장난을 하면 자다가 오줌 싼다’고
겁을 주며 못하도록 하였는데 오늘 준모가 불놀이하는 모습을 보니 아스라이 옛 추억이 되살아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준모의 두 번째 생일이 석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생일에는 할애비가 준모가 좋아하는 생일 케이크를 사주어
촛불을 켜고 생일 축하노래를 부른 후에 직접 촛불을 끄도록 하여야겠습니다.
준모가 이 층 방에 들어가서는 이곳저곳 둘러보더니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컴퓨터 전원을 직접 켜기에
화면이 나오도록 도와주고는 보관된 자료가 지워지지 않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까
뒤쪽에 있는 소파를 가리키며 할애비는 그 곳에 앉아있으라고 하였습니다.
할애비가 옆에 있으면 간섭할 것 같아 신경이 쓰이는 모양인데
옆에 있는 것이 싫다고 밀치지 않고 소파에 앉으라고 하는 해동이 기특합니다.
준모가 어떻게 하나 궁금하여 다시 곁에 다가가니 몸을 돌려 손가락으로 소파를 여러 번 가리키며 그 곳에 계속 앉아있도록 하였습니다.
준모가 다름대로의 주관이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일에는 어떤 것을 해달라고 분명하게 요청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간섭하거나 방해되는 행동을 하면 무척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놀다가 조손이 길을 나서 아파트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준모가 할애비 무릎에 앉아 스마트폰 동영상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서 준모가 짐보리에 갈 시간이 되어 ‘준모야~ 준모야~’하고 반복해서 불러 깨우니 ‘네~’하고 대답하며 일어났습니다.
대답은 예쁘게 잘하고 일어났지만 선잠이 깨어 칭얼대려고 하여 할애비가 안아주었더니 가만히 안긴 채 주차장으로 내러갔습니다.
준모야! 컴퓨터를 작동시킬 때는 다소 불편하여도 어른들의 지도하에 만져야 한단다.
잘못하면 중요한 자료가 지워져 낭패를 당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오늘 촛불 끄는 연습 잘 해두었니?
돌아오는 생일에는 준모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사서 촛불을 두 개 켜 줄 터이니
직접 불어서 끄도록 하여라. 알았지. ‘네~’하고 대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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