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2~3세

입안이 많이 아파요

돌샘 2014. 7. 14. 21:22

입안이 많이 아파요

(2014.7.12)

어제 밤에 아범이 전화를 하여 준모가 입안이 헐고

아파서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힘들어 한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아범의 전화를 받은 후에 준모와 통화를 하였는데 할애비가 이야기를 하면

듣고 또박또박하게 ‘예’하고 대답을 하였지만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준모가 몸이 아픈데도 ‘하부(할아버지) 집’에 가자고 하여 아범이 데리고 왔는데

얼굴이 조금 부석하고 이마에 열이 조금 있는 듯했으나 곧 계단을 올라 옥상으로 나갔습니다.

분무기를 집어 들고는 할애비에게 수도꼭지를 가리키며 틀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저기 화분에 물을 주기도 하고 허공을 향해 물을 뿌려대다가 준모가 어떤지 살피러 나온

할머니에게 물벼락을 날리고 사진을 찍어주러 나오는 고모에게도 물세례를 날리고는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신나게 놀 때면 입안이 아픈 것을 잠시 잊을 수가 있는 모양입니다.

출입문 방충망을 향해 물을 뿌려 복도가 물바다가 되었고

이윽고는 할애비에게도 물세례를 날려 당황해 하니 더 재미있어 하였습니다.

준모는 계속 물놀이를 하려고 고집하였으나 몸이 성치 않은 상태라 달래어 쉬도록 하였지만

집념의 사나이(?)라 기어이 물놀이를 두어 번 더 반복하였습니다.

 

할애비는 옷을 두 번이나 갈아입었지만 준모는 여벌옷을 가지고 오지 않아

젖은 옷을 드라이기로 말려야했습니다.

준모의 셔츠를 벗겨 드라이기로 말리고 있으니 슬그머니 다가와 옆에 앉더니

자기 손과 발도 내밀어 말리고는 드라이기를 달라고 하여 건네주었더니

할애비가 입고 있는 젖은 바지에 따듯한 바람을 불어넣어 말려주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물놀이하는 것을 만류할 때는 계속하려고 고집을 피우고 분사기를 겨냥해 물세례를 날리기도 하였지만

손자가 따뜻한 마음을 조용히 전해주는 것 같아 흐뭇하였습니다.

준모가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았다는데 평소에 좋아하는 수박을 주어도 손을 내저었고

아이스크림을 주어도 손사래를 쳤습니다.

할머니가 초콜릿을 주었더니 그제야 손에 받아들고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한입 깨물고는 입안이 아파서 울고 또 한입 먹고는 울기를 반복하였습니다.

준모가 입안이 따갑고 쓰려 울면서도 먹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안쓰러워하면서도

초콜릿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준모가 옷을 벗고 있어서 그런지 열은 내렸고 할머니 외출시간에 맞추어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는데 차안에서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준모가 입안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나니 마음이 너무 안쓰러워

한동안 할애비도 입안이 헐어 쓰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요즘 유아들 사이에 전염되고 있는 구내염 또는 수족구병에 감염된 모양인데

전염병이 유행할 때는 특히 유아들의 건강에 조심해야 되겠습니다.

 

준모야! 몸이 아플 때는 약을 먹고 음식도 많이 먹어 체력으로 이겨내어야 한단다.

빨리 나아서 아빠 엄마 걱정도 들어드리고 ‘하부’하고 물놀이도 많이 하자구나.

우리 도련님 빨리 건강회복하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