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연정/셋째 해

할아버지와 손자의 첫 약속

돌샘 2014. 8. 12. 22:32

할아버지와 손자의 첫 약속

(2014.8.11)

요즘 준모는 단어 숙지능력과 의사표현능력 그리고 판단력이 급격히 발달하여

일주일만 지나도 놀랄 정도로 수준이 달라지고 있답니다.

지난주 화요일에는 전화를 했더니 준모가 할애비와 통화를 하면서

대뜸 ‘하부(할아버지) 엠버 사줘!’하였습니다.

전화를 할 때만 해도 ‘엠버’가 무언지 잘 몰랐지만

‘그래~ 다음에 하부 집에 놀러오면 하부가 사주마.’하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알아보았더니 엠버는 로보카 폴리에 나오는 장난감중 하나인 모양입니다.

어제 하부 집에 놀러왔지만 물놀이며 공놀이 하고 슈퍼에 가서 과자 사오고

그림놀이 하는 등 노는데 마음을 빼앗겨 준모도 할애비도 그 약속을 깜빡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손자가 말을 배워 처음으로 직접 할애비에게 장난감을 사 달라고 요청해서 맺은 약속인데...

퇴근시간 다되어 아범에게 전화를 해 준모에게 줄 엠버를 사려고 하는데

어디서 어떤 제품을 사면 좋을지 자문을 구했습니다.

퇴근하여 통화를 했더니 마침 아범도 일찍 퇴근한 상태라

저녁식사 후 준모와 장난감 가게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장난감 매장으로 가니 벌써 준모가 장난감을 들고

함빡 웃음을 지으며 할애비를 반겨주었지요.

양손에 장난감을 들고 신이 나서 얼굴을 좌우로 흔들고

우쭐거리며 이리저리 걸어 다녔습니다.

할애비는 원래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이렇게 다정다감한 손자와 함께 있으면

어느덧 다정한 마음으로 변하여 가는가 봅니다.

매장을 나와 손자는 기쁜 얼굴, 할애비는 흐뭇한 얼굴로

서로 손을 흔들어주며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헤어졌답니다.

집에 돌아와 의자에 앉으니 손자와의 첫 약속을 지켰다는 안도감 속에

준모가 그토록 좋아하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습니다.

할애비는 준모로 인하여 오늘 또 하루 좋은 밤 행복한 밤을 맞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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