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여행 여덟째 및 아홉째 날(루체른 관광과 귀국 비행)
일행들은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가기 위하여 벨포트로 출발했다.
우리부부는 파리를 두세 번 관광한 경험도 있고 비행기 탑승의 편의를 고려하여
스위스 루체른을 구경하고 취리히 공항에서 밤비행기를 타고 귀국하기로 했다.
마을버스를 타고 인터라켄 오스트 역으로 가서 루체른 가는 기차표를 샀다.
돈을 내고 기차표와 잔돈을 받는 방법이 특이하여 약간 당황을 했다.
차창너머로는 아름다운 산봉우리와 푸른 들판, 파란 호수
그리고 붉은 지붕의 아담한 마을들이 차례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산속을 지날 때는 철로 변 비탈면에 각종 동물의 조그만 조각상이 설치되어 미소를 자아내었다.
루체른 역에 도착하여 관광지도를 구하고 가방은 동전을 넣는 구내 보관소에 보관했다.
역 구내에서도 한국인을 여러 명 볼 수 있었다.
지도에 오늘 관광할 명소의 위치를 표시하고 호텔에서 싸준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먼저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강물을 바라보며 카펠교로 가서 외벽의 아름다운 꽃장식과
천정에 설치된 그림들을 보면서 천천히 산책한 후에 부근 예수교회를 들러 구경했다.
하천변을 따라 천천히 걷다가 빠른 물살을 보며 슈프로이너교를 건너
구 시가지를 구경하고 무젝 성벽에 올랐다.
성벽은 최근에 조잡하게 보수되어 볼품이 없었으나
시계탑 내부에 오래된 여러 종류의 추시계가 작동하고 있어 볼만했다.
지도를 보며 빈사의 사자상이 있는 곳을 찾았는데 암벽에 조각된 사자의 형상에 사실감이 있었다.
호프교회로 가서 외부의 높은 첨탑과 내부의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을 구경했다.
루체른 호숫가로 나가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유람선이 오가는 광경을 지켜보며 휴식을 취했다.
점심때는 카펠교 부근 카페촌으로 가서 작년에 딸아이가 들렀다는 카페도 확인했다.
나무 그들이 좋은 카페에 들어가 2종류의 맥주를 시켜놓고
준비해간 견과류와 과자를 먹으며 시원하게 망중한을 즐겼다.
강변에는 거위와 오리 떼가 한가로이 유영을 했다.
예정된 기차시간이 다가오자 역으로 가서 가방을 찾고 취리히 공항행 기차에 올랐다.
어느새 잠이 들고 목적지에 거의 다와 인기척에 잠이 깨었다.
비행기를 타고 자리에 앉으니 그 동안 여행으로 쌓였던 피곤과 안도감에 잠이 몰려왔다.
식사 때를 제외하곤 계속 잠을 자거나 비몽사몽간에 지루한 줄 모르고 인천공항에 잘 도착하였다.
시차가 일곱 시간이니 다음 날 오후 3시경이었다.
9일간 이탈이아와 프랑스 동남부 그리고 스위스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였으니
더 바랄 것은 없고 얼른 집에 가서 김치찌개를 안주삼아 소주나 한잔해야겠다.
9. 맺는 말
이탈이아의 여러 유적지는 23년 만에 다시 여행하였으나
구시가지 일대가 잘 보존되어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다만 유적지 볼거리에 대한 사전지식이 조금 더 쌓여
관광하는 방향과 요령 그리고 이해도는 향상된 느낌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가본 지역 중 카프리 섬과 융프라우에 대한 인상이 깊게 남는 것 같다.
여행은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집 나오면 어느 정도의 고생이야 감수해야 하는 것이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만 있다면 성공한 것이리라.
치안이 안정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지역이라면
나이가 더 덜기 전에 자유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제 슬슬 다음 여행이나 구상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