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나 봐요
(2018.9.2.)
준모와 지우는 오후에 ‘서리풀’축제 그림그리기 행사에 참석한다고 하였습니다.
출퇴근시 보는 플래카드에는 9월 16일이라 적혀 있었는데 오늘은 예행연습을 하나?
오후에 별다른 일이 없으면 우리도 손주들 보러 반포대교부근 한강변으로 갈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유아원에서 보내준 안내장을 잘못보고 오늘 축제가 열리는 줄 착각했던 모양입니다.
스케줄이 취소되었으니 지난번 태풍이 온다고 해서 미리 치워두었던 하늘정원 물건들을 정리했습니다.
벽에 걸려있던 짚 공예품도 정리해서 다시 매달고 수석, 화석, 산호 등도 제자리에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준모의 전화가 왔다며 스마트 폰을 건네주었는데 영상통화였습니다.
습관적으로 전화기를 귀에 대었다가 바로 잡으며 ‘준모야! 잘 있었니?’했더니
대뜸 ‘할아버지! 할아버지 집에 놀러가도 되요?’하고 물었습니다.
‘그야 당연하지.’하며 대답하는데 전화기너머 지우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정리가 미진한 부분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손주들 맞을 준비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하늘정원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어 했지만 짓궂은 장난은 할 수가 없어졌습니다.
벌써(?) 가을이라 몸이 물에 젖어 추우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지요.
손주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분사기는 건네주었지만 물을 사람에게는 뿌리지 않도록 당부하였습니다.
분사기로 화분과 물확, 파라솔에 물을 뿌리고 분무기로 거미줄에 물을 뿌렸지만
사람에게 물세례를 날릴 때 비명을 지르며 피하는 행동을 볼 수가 없으니 재미가 없나봅니다.
점잖게(?) 물놀이를 하다가 슬쩍슬쩍 할애비 바지를 향해 물을 쏘기도 하고
남매간에 물이 담긴 바가지로 장난을 치다가 조금씩 옷이 젖기 시작했습니다.
옷이 젖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감기가 걸리면 안 된다며 극구 만류를 했습니다.
할머니와 엄마가 마트에 가서 문어치킨과 피자를 사왔습니다.
문어치킨은 맛이 괜찮지만 최근엔 안 판다더니 오늘 사온 것을 보면 우리 손주들 먹을 복이 있나 봅니다.
모두들 둘러앉아 흡족한 얼굴로 저녁을 먹으니 단란한 가정이 따로 없었습니다.
오늘도 식후엔 서초중학교로 산책나가 준모는 공차기를 하고 지우는 철봉 매달리기를 하였습니다.
준모는 체력도 뒷받침이 되지만 공차기가 재미있나 봅니다.
지우는 학생들이 시합을 하고 있는 축구장을 가로질러 뛰어가기도 했습니다.
무더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시원한 가을 저녁이 되자 어디선가 풀벌레 소리가 우리를 반겼습니다.
'남매 > 2018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정 (0) | 2018.09.22 |
---|---|
할머니 생신 축하 공연 (0) | 2018.09.14 |
짜장면이 맛있어요 (0) | 2018.09.07 |
우산 방패가 등장한 물싸움 (0) | 2018.09.07 |
손주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카약 타기) (0) | 2018.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