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살며 생각하며 36

신지도 명사십리

완도, 신지도 명사십리 ‘명사십리’라 하면 함경남도 원산 동남쪽에 위치한 길게 뻗은 백사장과 해당화로 유명한 모래사장을 일컫는 고유명사이나 곱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길게(약 4km가 십리) 펼쳐진 바닷가를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한자로는 ‘明沙十里’라 적으며 군산시 선유도, 신안군 비금면 등지에도 명사십리 해변이 있다. 완도군 신지도에 출장을 갔을 때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라는 교통안내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백사장이 길게 펼쳐진 해수욕장이겠구나 생각하고 가랑비가 오는 어느 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잠깐 들러보기로 하였다. 철이 이르고 비오는 날이라 인적은 드물었지만 넓고 긴 모래사장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고 주변에 있는 펜션과 민박집, 각종 위락시설 들은 손님 맞을 마무리 준비를 하느라 분주..

잠실야구장 나들이

잠실야구장 나들이 (2014.5.31)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잠실야구장을 찾은 지가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한 때는 평일 퇴근 후에 야구장 부근에서 부부가 만나 경기를 구경하는 열성을 보인 적도 있지만 요즘은 응원팀인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도 신통치 않으니 야구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시들해져 버린 것 같습니다. 모처럼 토요일 오후 맥주 캔을 냉동시켜 배낭에 넣고 지하철을 타고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예나 다름없이 통닭을 사들고 입장을 하였는데 좌석이 포수 뒤쪽 높은 곳에 위치하여 그늘도 지고 경기를 관람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배낭에서 맥주를 꺼내어 통닭을 안주삼아 마셨으니 자연히 요사이 유행하는 치맥을 먹게 된 셈이지요. 파란 잔디가 깔린 넓은 야구장을 내려다보며 시원한 맥주를 ..

남산 둘레길

친구들과 남산 둘레길을 걷고 (2013.10.19) 중학교 동기동창회 10월 월례 모임은 가을을 맞이하여 남산 둘레길을 걷는 행사로 갈음하기로 하였다. 약속시간 조금 전에 우리부부가 한강진역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남산에 간다고 하면 정상부에 있는 남산타워에 올라가는 일이 주목적이었는데 이번 둘레길 산책은 정상부에는 오르지 않고 말 그대로 남산 둘레를 돌기만 했으니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한강진역에서 목재계단과 데크로 조성된 산책길을 올라 하얏트 호텔 옆 육교를 건너 송림이 울창한 숲길에 들어섰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 얼마 안가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고 친구부인이 안내하는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보니 남산타워에서 내려오는 큰 길과 합류가 되었다. 남산도서관 옆을 지나 안중근 ..

황산 대첩비와 동편제 탯자리

남원 황산 대첩비와 동편제 탯자리 (황산 대첩비) 고려 후기에는 왜구가 국경과 변방을 침범하여 노략질을 하는 일이 잦았다. 왜구가 지리산 방면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들어오자 조정에서는 삼도통사 이성계를 보내어 왜구를 토벌케 하였다. 1380년(우왕 6) 운봉읍 화수리의 황산 일대에서 노략질을 일삼는 왜구들을 완전히 소탕하여 섬멸하였는데 이를 황산대첩이라고 한다. 1577년(선조 10)에 황산대첩을 기념하여 현재의 운봉읍 화수리에 황산대첩비를 세웠다. (동편제 탯자리) 전라북도 운봉읍 화수리 비전마을에는 바로 동편제의 탯자리가 있다. 서편제와 더불어 판소리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동편제가 바로 이곳에서 첫소리를 냈다. 동편제 창시자로서 판소리계에서 최고의 칭호인 가왕으로 불리는 송흥록 명창이 이곳 비전마을에서..

다산 둘레길

친구들과 다산 둘레길을 걸으며 (2013.3.31) 오늘은 마산중학교 16회 동창생들이 다산 둘레길을 걷기로 약속한 날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동창회 모임은 주로 평일 저녁 강남역 부근의 식당에서 개최하였는데 이번 달에는 봄을 맞이하여 야외에서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부부동반 여부는 각자 자유의사에 맡기는데 보통 서너 사람 중 한명 정도는 부부동반을 한다. 팔당역 광장에서 만나 7km 정도의 거리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적지까지 걸은 후에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계획하였다. 몇 년 전부터는 집사람도 가끔 동창회에 참석해왔는데 요사이는 월요일부터 2~3일간 손자를 돌보러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하기에 일요일은 집에서 편히 쉬도록 하고 오늘은 혼자 모임에 참석하였다. 교대역에서 3호선 지하철을 타고 옥..

괴팍한 할망구

어느 노인이 남긴 시 젊은이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끊임없이 미지의 세계를 향하고 중년(中年)이 되면 때로는 지난 과거를 추억한다지요. 어느 노인이 과거를 회상하며 남긴 시(詩) 한편이 마음에 여운을 남겨 여기에 올려 놓습니다. ‘북 아일랜드의 한 정신의학 잡지에 실린 어느 할머니의 시를 소개 합니다. 스코틀랜드 던디 근처 어느 양로원 병동에서 홀로 외롭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 어느 할머니의 소지품 중, 유품으로 단 하나 남겨진 이 시는 양로원 간호원들에 의해 발견되어 읽혀지면서 간호원들과 전 세계 노인들을 울린 감동적인 시입니다.’ "괴팍한 할망구" 당신들 눈에는 누가 보이나요, 간호원 아가씨들.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를 묻고 있답니다. 당신들은 저를 보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나요. 저는, 그다지 ..

아버님

아버지는 누구인가?(2012.11.13)오늘은 날씨마저 요상하다.잔득 흐리고 쌀쌀한 날씨에 바람마저 스산하게 불고살짝 햇빛이 고개를 내밀었다가 끝내 비까지 내린다.사무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거리엔 낙엽이 뒹굴고나뭇가지에 듬성듬성 남아있는 나뭇잎은가을의 언저리에 애처롭게 매달려지난여름 녹음이 우거졌던 때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났다.무뚝뚝한 아버지와 아들한나절을 같이 앉아 있어도 아무 말이 없곤 했지요.그러나 마음은 믿음직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아버님은 성품이 원만하시지는 않았지만자식에게 직접 화내시는 일은 드물었고항상 어머님이 대상이 되시곤 하였지요. 팔순을 넘기신 어느 해 명절 전날 밤이였지요.그날 저녁에 아버님이 어머님께 언성을 높였던 일이 있었나 봅니다.아버님..

고속도로 건설참여자

고속도로 건설참여자(서천-공주간 고속도로) 대전-당진간 고속도로와 서천-공주간 고속도로 공사현장의 비상주 기술지원 감리원으로 참여하여 초창기에는 한국도로공사와 참여 시공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술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건설중에는 터널, 교량기초, 절토 및 성토비탈면, 연약지반 등의 안정성에 대한 기술지원 업무를 수행하였다. 9년 정도의 공기 끝에 2009년 준공이 되었고 자연히 업무에서 벗어나자 그 일은 망각의 언저리에 머물렀다. 그러던중 2012년 봄 회사업무로 서천-공주 고속도로를 지나다 우연히 휴게소에 들렀는데 서천-공주간 고속도로 준공비가 세워져 있었고 그 비에 내 이름도 새겨져 있어 여기에 올려 놓는다. 준공비에 이름이 새겨져 있음은 영광스러운 일일 수도 있으나 혹시라도 내가 수행한 일에 잘못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