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173

깜작 방문

깜작 방문(2019.6.16.)아범이 본가에 잠깐 들리는 길에 지우도 같이 왔습니다.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아는 사람들의 띠(십이지)를 물으니 본인과 아빠, 엄마, 오빠는 물론이고 조부모와 사촌들의 띠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 지우는 구구단은 물론, 성인들도 외우기 힘든 내용을 곧잘 기억하고 말을 야무지게 잘 하는 자질을 보이고 있습니다. 옛날에 영특한 아이들은 일찍부터 천자문을 익히게 했다는 말이 이해가 갑니다. 서둘지 말고 흥미를 유발하면서 잠재적인 재능을 키워가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우의 자질이 한 때 반짝하고 마는 재주로 끝나지 않고 꾸준한 노력으로 뒷받침되기를 바랍니다. 거실에서 할애비와 얘기를 나누다가 피곤한 듯 누워서 뒹굴기도 하였습니다. 밤이 늦었는데도 하..

손녀/4~5세 2019.06.21

저 비행기 덴마크 가나?

저 비행기 덴마크 가나? (2019.6.14.) 퇴근하여 아파트 울타리를 들어서자 어디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고개를 들어 아파트 창문을 올려다보니 지우가 할머니와 함께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손을 크게 흔들며 응답을 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현관문은 열려있는데 거실에 들어서도 지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애비가 자기를 찾도록 어디에 살짝 숨은 모양입니다. 방문을 열자 웃으며 안겨왔고 거실로 나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조손이 창밖을 내다보며 건너편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습니다. 창 너머 하늘높이 비행기가 날아가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비행기가 높게 날아 작게 보였지만 석양빛을 받아 반짝였기 때문에 눈에 잘 띄었습니..

손녀/4~5세 2019.06.21

소꿉놀이

소꿉놀이(2019.5.26.)아범이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사 지우와 함께 왔는데 지우는 모기에 물렸다며 볼이 벌겋게 부어있었습니다. 지우가 인사를 마치자 부엌에 있던 소반을 들고 거실로 나왔습니다. 거실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자는 의미인 모양입니다. 할머니가 식탁에 앉아서 먹자하여 모두들 식탁에 둘러앉았습니다. 세 사람 몫은 아이스크림을 그릇에 제대로 담고, 할머니 몫은 조금만 담았습니다. 맛있게 먹느라 조용한 가운데 할머니가 먼저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지우가 힐끗 쳐다보더니 애교스럽게 “아~ 할머니도 아이스크림을 좋아 하는구나~”하여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할머니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다른 사람보다 빨리 먹었다는 뜻을 함축해 유머 있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지우가 외가 가족과 함께 여행할 ..

손녀/4~5세 2019.06.14

할머니 방문기(6)

할머니 방문기(6)(2019.5.17.)지우가 엘리베이터 앞에 마중나간 나를 보곤 “어~ 할아버지! 오늘 회사에서 빨리 왔어요?”하며 놀라듯 인사를 했습니다. “오늘 할아버지 회사에서 야유회 갔단다.”하고 대답했지만 ‘야유회’의 뜻은 아직 모르겠지요. 거실에서 놀다가 하늘정원에 가보자며 올라가 꽃에 물을 주었습니다. 정원에는 넝쿨장미와 마가렛, 디기탈리스, 섬초롱꽃 등 많은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지우는 꽃을 쳐다보고는 코를 꽃에 갖다 대고 흥흥거리며 향기를 맡았습니다. 장미 향기를 맡을 때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마가렛에 코를 대고는 “아이~ 냄새!”하며 손을 코앞에 흔들었습니다. ‘예쁜 꽃인데 안 좋은 냄새가 날까?’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직접 향기를 맡아보았습니다. 활짝 핀 꽃에 코를 갖다 대자 향긋..

손녀/4~5세 2019.05.24

'언더씨킹덤' 방문

‘언더씨킹덤’ 방문 (2019.5.12.)일요일 아침에 아범이 어제 지우와 함께 은평 롯데월드에 다녀왔다며 사진을 보내주었습니다. 사진과 짧은 설명만으로는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어 인터넷으로 은평 롯데월드 ‘언더씨킹덤’을 찾아보았습니다. 신비한 바다속 세계인 해저왕국을 테마로 한 어린이 놀이시설로, 명칭은 영어발음을 한글로 옮긴 ‘언더씨킹덤’이라 명명한 모양입니다. 지우가 미끄럼을 타는 모습과 긴장된 표정으로 소방놀이를 하는 모습의 사진이 있습니다. 출연진 언니와 함께 큰 조개 앞에서 촬영한 사진도 보입니다. 이 큰 조개가 ‘언더씨킹덤 수호진주’인 모양입니다. 지우가 회전목마와 어린이용 바이킹을 타는 장면도 있습니다. 놀이명칭이 독특하여 처음 들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습니다. 어린이용..

손녀/4~5세 2019.05.17

할머니 방문기(5)

할머니 방문기(5)(2019.5.3.)현관을 들어서며 “지우야!”하고 반갑게 부르니 “난 아빠 오는 줄 알았네...”하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썰렁한 분위기에 아범이 오늘은 일찍 지우를 데리러 온다는 연락이 왔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말에 의하면 현관 밖에서 소리가 나자 지우가 “할아버지 왔다~”하고 반가워했는데 능청스레 딴전을 피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우는 나중에 아범이 도착했을 때도 짐짓 눈길 한번 안주고 TV만 보았습니다. 아범이 “지우야! 그러면 난 간다.”하면서 현관으로 나가는 시늉을 하자, 그제야 “안 돼!”하며 벌떡 일어나 인사를 했습니다. 내가 옷을 갈아입으며 “지우야~ 오늘은 할머니와 무얼 하며 지냈니?”하고 묻자 “비밀이에요.”하였습니다. 그러고는 할머니 귀에 입을 대고 손으..

손녀/4~5세 2019.05.10

서울 식물원 방문

서울 식물원 방문(2019.4.28.)지우는 일요일 아빠와 함께 마곡동에 있는 서울 식물원에 다녀왔답니다. 사진을 보니 온실은 물론이고 영상실과 대형 곰인형, 야외정원도 두루 구경한 모양입니다. 조부모도 식물원에 다녀왔지만 그 땐 이른 봄이라 온실만 볼 것이 있었습니다. 식물원엔 온실과 주제정원뿐만 아니라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도 조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온실은 최신 건물에다 심겨진 식물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연못, 폭포, 공중 워크 등의 이색적인 시설도 볼만했습니다. 아빠는 주말이면 때론 쉬고 싶겠지만 지우가 저렇게 좋아하니 부녀간 단란한 나들이를 하였답니다.

손녀/4~5세 2019.05.10

할머니 방문기(4)

할머니 방문기(4)(2019.4.26.)퇴근하여 현관문을 열 때 할머니가 지우에게 “할아버지 왔다~”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막상 현관을 들어서니 조용했습니다. 지우가 어디 숨었나 봅니다. “지우야! 어디 있니?”하며 찾자, 안방에서 웃으며 뛰어나와 안기고는 소파와 공부하던 상 위에 올라서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내가 사진을 찍으니 다양한 자세로 호응을 해주었습니다. 지우가 좋아한다며 할머니가 어제부터 준비한 곰국으로 저녁준비를 마치자, 조손이 마주앉아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곰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불현듯 하늘정원이 생각난 모양입니다. 하늘정원에 올라가자는 것을 춥다며 만류를 해보았지만 지우의 마음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냥 밖에 나가면 감기 걸리니 외투를 입도록 하고 외등을 켜자 지우의 얼굴도..

손녀/4~5세 2019.05.03

할머니 방문기(3)

할머니 방문기(3)(2019.4.19.)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집으로 가는 도중, 눈앞에 활짝 웃는 지우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깜짝 놀라 쳐다보니 지우가 할머니 등에 업혀 있고 마트에 가는 중이라 하였습니다. 지우가 나를 보자 안겨오면서 “할아버지! 해님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져요. 할아버지! 내가 천재지요?”하였습니다.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금방 그 뜻을 알아차렸습니다. 예전에 지우가 오빠와 서로 똑똑하다며 경쟁하던 날, 내가 가르쳐준 내용이었습니다. 당시는 ‘동쪽과 서쪽, 뜨고 진다’는 말을 조금 헷갈려 했는데 오늘 할머니께 자신 있게 배운 모양입니다. “내가 천재지요?”하는 말은 “내가 똑똑하지요?”하는 뜻인 모양입니다. “그래, 우리 손녀 변지우! 최고야~”하며 치켜세우자 지우가 환하게 웃었습니다..

손녀/4~5세 2019.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