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11~12세 성장기록

변준모의 늠름한 열한 번째 생일

돌샘 2023. 2. 26. 10:52

변준모의 늠름한 열한 번째 생일

(2023.2.18.)

봄소식이 전해지는 시기에 준모의 열한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생일 날짜는 225일이나 편의상 일주일을 당겨 남한산성에 있는 음식점에서 축하모임을 갖기로 했습니다. 준모가 태어나던 날은 할애비 회갑 하루 전날이었지만, 준모는 양력으로 나는 음력으로 생일을 맞으니 올해는 내생일이 하루 일찍 다가왔답니다. 음식이 차려진 식탁에 케이크를 올려놓고 준모가 가운데, 양쪽엔 여동생과 사촌 동생이 나란히 앉은 상태로 촛불을 켰습니다. 가족들의 생일 축하노래가 끝나자 준모가 촛불을 단숨에 불어 껐습니다. 축하의 박수소리가 남한산성 골짜기에 울려 퍼졌고, 준모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답니다. 생일 선물로 조부모는 위인전 시리즈와 금일봉을, 고모 내외는 준모가 신청한 책들을 전달했습니다. 간단한 생일 덕담을 들려주고 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오리고기를 구워 먹기 위해 자리를 잡는데 준모가 내게 왔습니다. “할아버지~ 내가 할아버지 옆에 앉아 고기를 구우면 안 될까요?”하고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래? 준모가 고기를 구워보는 것도 좋지! 굽는 방법을 잘 배워라고 격려했습니다. 준모는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이라 공부나 운동은 물론이고 놀이나 일을 할 때도 능동적으로 잘합니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되지만 체격이 크고 태도가 의젓하다 보니 어린이 티를 벗은 청소년처럼 여겨진답니다. 그동안 어른들이 구운 고기를 먹어 왔지만, 이젠 한 단계 발전하려는 모양입니다. 준모는 고기를 굽다가 뜨거운 기름이 튀겨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고기를 뒤집고 버섯과 양파도 구웠습니다. 생활이 그러하듯 처음엔 뜻대로 잘 안 되는 일이 있어도 꾸준히 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베테랑이 되겠지요. 할애비는 손자의 의젓한 모습을 지켜만 봐도 배가 불렀답니다.

 

후식은 준모의 제안으로 카페 말고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위례신도시 가게에 들렀습니다. 우리 가족 아홉 명이 자리를 잡고 앉자, 없던 손님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가게에 행운을 가져다주었나 봅니다. 각자 취향에 맞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해 먹고는 헤어지려 하는데, 손주들은 생일 케이크도 나누어 먹었으면 했습니다. 케이크를 먹으려면 그릇도 여럿 필요 하고,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데... 아범이 케이크를 산 가게가 멀지 않으니 그곳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가게는 넓고 아늑해 보였으며 케이크 담을 그릇도 빌렸습니다. 다른 손님이 없는 안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케이크를 먹으며 손주들 노래도 들었답니다. 다음 달엔 지우의 생일 축하모임은 갖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준모야! 너의 열한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제 의젓한 5학년 오빠가 되는구나. 아름다운 꿈을 키워가는 멋진 청소년으로 자라기 바란다.

안녕~ 또 만나요. 우리 도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