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16년 이야기 33

알까기 게임 재미나요

알까기 게임 재미나요 (2016.12.25.) 오늘은 크리스마스. 점심 무렵에 준모와 지우의 활기찬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준모는 할애비에게 덥석 안기고 지우는 ‘하부!’하고 불렀습니다. 지우가 ‘하부!’하고 부르는 일은 처음인가 봅니다. 준모는 현관을 들어서며 할머니에게 단정한 자세로 인사를 하고 산타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선물이라며 시계모양의 손목 조종기를 보여주며 자랑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터닝 메카드’와 감지기를 바닥에 정렬시켜 놓고는 카드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였습니다. 나는 들어도 금방 잊어버릴 낮선 이름뿐이었는데 준모는 모두 외우고 있었습니다. 지우는 외투와 양말을 벗은 후 거실 여기저기를 부지런히 다니며 소리 없이 잘 놀았습니다. 누구에게 안겨 있는 것보다 전화기와..

아빠가 알려주었을 거에요

아빠가 알려주었을 거에요 (2016.12.11.) 준모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두었던 장난감 ‘메가 스콜피온’을 건네주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감사합니다.’하고 고개를 숙여 답례하였습니다. 거실에서 아빠의 도움을 받으며 포장을 풀고 장난감 조립에 열중하였습니다. 조립이 뜻대로 잘되지 않으면 포장상자에 그려진 그림을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순서를 고쳐나갔습니다. 완성이 되자 모두에게 보여주며 싱글벙글 좋아했습니다. 곁에 있던 우리들도 ‘와~’하며 찬탄을 했지요. 할머니가 “준모야! 할아버지가 준모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어떻게 알고 사주셨을까?” 물으니 “하부가 회사에서 돈을 벌어 사주셨어.”하고 대답했습니다. 준모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어떻게 알았을까?’보다 ‘어떻게 사주었을까?’에 중점을 두고 들었던 모양입니다..

저게 나팔꽃이야?

저게 나팔꽃이야? (2016.11.13.) 손주들이 도착하자 할머니가 과일과 고구마를 차린 상을 내어 놓았습니다. 준모는 밀감 껍질을 까기 시작하고 지우는 단감 한 조각을 먹고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준모도 정성껏 깐 밀감을 쟁반에 모아놓고 모두들 먹도록 하였습니다. 교육상 아이들이 자기만 먹으려하지 않고 나누어 먹는 마음을 가지도록 유도하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술술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준모가 2층 복도에 놓인 화분들을 보고는 ‘하부! 내 꽃에 물줄께’하여 ‘그래, 물주면 꽃들이 좋아 하겠다’고 하자 페트병에 담긴 물을 들고 와 화분에 차례로 주었습니다. 화분에 심은 꽃에 물주는 일을 잊지 않고 3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준모가 안방에 들어가더니 ‘포스트잇’에 ‘변준모 사..

키즈 카페와 가베

키즈 카페와 가베(새아기가 전한 이야기) (2016.11.5.) (키즈 카페) 오늘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예보가 있어 준모와 지우는 야외 외출을 삼가고 아빠 엄마와 함께 키즈 카페에 간 모양입니다. 장소가 어딘지 물어보았더니 새아기가 서래마을에 있는 ‘메종드 앙팡’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우리 집에 왔다가 키즈 카페에 간다며 집을 나섰지만 준모가 차안에서 잠이 들어 그냥 집으로 갔더니, 잠이 깬 후 본인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왜 집에 바로 왔느냐고 항의했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엔 약속을 했어도 본인이 잠들어 지키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요즘은 본인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다고 따지는 형국이니 신체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폭풍성장을 거듭하는 것 같습니다. 사물에 대해서..

준모의 할로윈 의상과 지우의 목마 타기

준모의 할로윈 의상과 지우의 목마 타기 (2016.10.30) 준모는 인사를 하고 안방으로 들어가 할로윈 복장과 가면, 장검을 착용하고 ‘짠~’하며 나타나 모두의 감탄과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노리안’ 행사 때 본인이 직접 고른 의상이라 만족도가 더 큰 모양입니다. 할애비와 칼싸움하는 시늉도 내고 장검으로 비닐 공을 치는 놀이도 하였습니다. 베란다에 있던 장난감 농구골대를 들고 와 공을 던져 넣는 놀이를 하다가 실증이 날 때쯤 블록을 들고 나와 높게 쌓고 비닐 공을 던져 무너뜨리는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지우는 낮잠을 자느라 점심을 먹지 않아 죽을 주니 잘 먹었습니다. 지우는 자전거 모양 목마를 내어 달라하여 거실에 놓고 재미있게 탔습니다. 힘껏 목마를 끄떡여 목마가 이동을 하자 ‘엄마~’하고 큰소리로 ..

외갓집에서 고구마를 캤어요

외갓집에서 고구마를 캤어요(새아기가 전한 이야기) (2016.10.22) 오늘은 준모가 외갓집 밭에서 고구마를 캐러 나들이 하는 날입니다. 지우도 함께 갔지만 오빠와 장난을 치며 고구마를 캐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지요. 준모 나이에 고구마를 캐내는 등 수확하는 경험은 여러 면에서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자연과 동화되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자라면서 씨 뿌리고 노력하여 가꾸고 기쁜 마음으로 수확하는 이치를 터득해 갈 수도 있겠지요. 요즘 현대인들이 마음의 치유를 위하여 들로 산으로 향하는 것을 보면 어릴 때부터 자연과 가까이 한다는 것은 대단히 유익할 것 같습니다. 새아기가 보내준 사진과 동영상을 보니 준모가 호미를 들고 고구마를 캐는 장면은 꽤 짜임새가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가을 가족 나들이

가을 가족 나들이 (2016.10.1.) 오늘은 용산 가족공원으로 가을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새아기의 제안으로 미리 날짜를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3대가 총출동을 하였습니다. 공원에는 잔디밭과 연못, 어린이 놀이시설과 정자, 벤치, 운동기구 등이 고루 갖추어져 도심의 휴식공간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어제 준비해둔 재료로 이른 아침부터 도시락 싸느라 바빴고 할애비도 가을 소풍을 가는 초등학생마냥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준모네 가족이 먼저 도착하여 놀기 좋은 장소를 물색하는 동안 우리도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이 협소하다 하여 은근히 염려했는데 다행히 공원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짐을 들고 공원을 들어서자 지우가 탄 유모차를 밀고 어디론가 가는 아범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놀기 좋은 잔디밭..

남이섬에 다녀왔어요

남이섬에 다녀왔어요(새아기가 전한 이야기) (2016.9.24.) 오늘은 완연한 가을 날씨에 하늘이 한결 높아 보입니다. 저녁에는 가족이 하늘정원에서 식사를 하며 변함이 없는 계절의 순환을 만끽했습니다. 주위가 어두워져 테이블을 정리하고 내려오니 ‘카톡’ 신호음이 유난히 길게 반복되었습니다. 준모와 지우가 아빠, 엄마와 함께 남이섬에 다녀온 소식과 놀이의 이모저모를 담은 사진이 전송되어 왔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사진을 전체적으로 쭉 훑어보고 두세 번째부터는 사진을 확대해 가면서 자세히 보았답니다. 지우가 아빠와 공놀이를 하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공놀이 잘 한다며 아빠가 박수를 쳐주니 자기도 잘 했다고 박수를 치는 듯합니다. 오빠와 공놀이 할 때는 뒤따라 힘껏 뛰는 모습이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