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1~2세 성장기록

소민이의 "좋아~"

돌샘 2021. 1. 29. 21:42

소민이의 좋아~”

(2021.1.23.)

지난해 연말 가족모임을 가진 후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를 지키느라 소민이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전서방이 마침 잠실에 약속이 있어 가는 길에 모녀를 여기에 내려주고 갔답니다. 소민이가 만난 지 오래되면 서먹한 태도를 보이곤 했는데, 오늘은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할애비와 계단에 공 던지는 놀이를 하다가 소파에 앉더니, 나를 오라며 손짓했습니다. 스마트 폰에 저장된 동영상을 보여 달라는 모양입니다. 동영상을 켜자 할애비가 좋다는 듯 마주보고 눈웃음 짓고는 폰을 한참 쳐다보았습니다. 스마트 폰을 오래 보면 좋지 않다기에 주의를 딴 곳으로 돌려보았습니다. 주의를 돌리는데 성공했나 싶을 즈음 TV를 켜달라고 했습니다. 어린이나라 핑크퐁을 틀어주자 소민이가 나를 쳐다보며 좋아~”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습니다. TV를 보느라 소민아! 밥 먹자~”고 해도 반응이 없다가 소민이가 좋아하는 곰국을 준비했는데...”라는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할머니가 곰국으로 밥을 떠먹이는데, 소민이도 숟가락을 들고 나섰습니다. 배가 고프기도 하고 곰국이 맛있는 듯 빨리 먹으려고 서두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밥은 먹지 않고 국물만 먹으려 들었습니다. 어지간히 배가 불러 오는 모양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소민이는 할머니와 컴퓨터 방에 올라가 자동차를 타며 한 바퀴 돌다가 내려왔습니다. 거실 바닥에 앉아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전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며 장난도 쳤습니다. 할머니가 소민이와 소파에 앉아 있다가 흰색 목도리를 가져와 둘러 주었습니다. 소민이가 힐끗 한번 쳐다보고는 가만히 목에 걸고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TV 화면에 흥겹게 율동체조 하는 모습이 나오자 소민이가 소파에서 내려와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지만 소민이는 소파에 앉아 할애비 손을 잡고 핑크퐁율동체조를 열심히 보고 있었습니다. 어멈이 소민이에게 가자며 일어서려는 것을 마음 상하지 않게 조금 기다려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소민이는 TV 보는 것을 그만둘 낌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멈이 묘안이 떠오른 듯 소민아~ 우리 밖에 산책하러 나가자.”고 했습니다. 소민이가 그 말을 듣고는 큰소리로 좋아!”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요즘 눈이 오면 소민이가 창밖을 내다보며 먼저 밖에 나가자고 한다더니 산책을 정말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할애비에게 안겨 주차장에 내려가서는 기분이 좋은 듯 연신 웃으며 온몸을 흔들며 우쭐대었습니다. 아빠가 차에 태우려고 팔을 내밀자, 웃으며 고개를 할애비 쪽으로 휙~ 돌리며 꼭 안겼습니다. 장난을 치는 모양입니다. 차에 옮겨 타고는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었습니다. 산책한다는 일은 곧 잊겠지만 스스로 판단해 결정한 행동이라 기분이 무척 좋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