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4~5세 성장기록

소민이의 '서리풀 페스티벌' 참가

돌샘 2023. 9. 23. 18:34

소민이의 서리풀 페스티벌참가

(2023.9.16.)

소민이가 오랜만에 할머니 댁을 찾았습니다. 마침 아파트 앞 반포대로 일대에 서리풀 페스티벌축제가 열려, 온 가족이 구경을 나갔습니다. 하늘이 잔뜩 찌푸리고 빗방울까지 한두 방울 떨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거리 곳곳엔 아이들이 손에 풍선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했습니다. 할머니가 소민이에게 줄 풍선을 찾아 나섰지만 마감이 됐다며 놀이시설 탑승 대기표를 받아 왔습니다. 아들, 딸 키울 때 놀이공원에 가면 연이어 탑승할 수 있도록 대신 줄 서던 역할은 할머니가 된 후에도 변함이 없나 봅니다. ‘삐에로복장의 젊은이가 모형풍선 만드는 장면을 발견하고는 얼른 줄을 서 소민이가 풍선을 받도록 했답니다. 소민이는 회전목마를 타고 모형풍선도 받고 체험활동을 하는 등 페스티벌을 제대로 즐겼답니다.

소민인 집으로 돌아와 티니핑모형 만들기를 꺼내 놓고 조립에 열중했습니다. 모형을 조립하다가 어떤 부품 하나가 모자란다며 찾게 하는 등 티니핑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오늘은 기분이 좋은 듯 행사장에서도 그랬지만 할애비가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얼굴을 쳐다보고 때로는 미소를 짓는 여유까지 보였답니다. 평소 사진을 찍으려 하면 얼굴을 반대편으로 획~ 돌리며 싫어하던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행동이었습니다. 식사준비가 끝났다는 얘기를 듣고 모두 식탁에 둘러앉았습니다. 소민인 매울 것이라 생각해 어른들만 먹던 반찬도 달라 하여 먹어 보고, 밥을 국에 말더니 단숨에 다 먹었습니다. 행사장 여기저기 다니느라 배도 고팠겠지만 기분이 좋으니 밥맛도 좋은 모양입니다.

소민이가 식사를 모범적으로 마치자, 할머니가 칭찬을 하며 나중에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이스크림을 바로 먹겠다며 나설 법도 한데, 티니핑을 가지고 놀면서 여유 있게 기다렸답니다. 놀이를 끝내고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나자, 내게 와 할아버지 카봇틀어 주세요.”했습니다. 원하는 프로를 고르도록 하여 틀자, 내가 앉아 있는 소파로 다가와 곁에 꼭 붙어 앉았습니다. 다정한 행동이 사랑스러워 왼손으로 어깨를 꼭 감싸 안아 주었답니다. 아빠, 엄마가 짐을 챙겨 집에 돌아갈 준비가 끝났지만 소민이는 보던 카봇프로를 마저 보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소민이가 착하고 상냥하게 잘 놀았으니 본인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답니다. 소민이가 오랜만에 찾아온 까닭에 서먹해하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했는데, 반가워하고 편안히 행동해 염려를 내려놓았답니다. 아이들은 몸이 자라면서 생각과 행동도 한 단계씩 성장하나 봅니다. 조부모는 소민이가 집에 돌아간 후, 오늘 보여 준 행동에 관해 이야기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