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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

돌샘 2013. 2. 27. 11:43

최근 중앙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기사중 어린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췌하여 올려 놓습니다.

 

 

"4~5세 아이, 자라나서 분노조절 잘 하게 하려면 화 낼때마다 참아야 하는 이유를 부모가 설명해줘야"


김붕년 서울대 어린이병원 교수(소아정신과)는 "4~5세까지 아이들이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낼 때 어머니가 잘 '수용'해 줘야 아이가 커서도 분노 조절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핵심은 '수용'과 '허용'을 헷갈리지 않는 것이다.
"멋대로 내버려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네가 힘들어하는구나' 하고 공감해주라는 얘깁니다. 그러면 아이가 누그러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 뒤 '화가 나는 건 인정하지만 네 뜻대로 해선 안 된다'고 차근차근 말로 풀어줘야 합니다. 이런 경험을 반복한 아이는 저절로 분노를 조절할 줄 알게 되는데,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늘고 있어 걱정입니다."
화약에 비유하자면, 남보다 유독 화약을 많이 갖고 태어난 아이들이 있다. 뇌 발달에 문제가 있거나 호르몬 분비가 어긋나 분노 조절이 안 되는 경우다. 어느 시대나 이런 아이들은 대개 한 반에 세 명쯤 된다(5~10%)고 한다.
김 교수는 "이 비율은 늘 엇비슷하지만 '이 중에서 몇명이 실제로 (화약고가) 터지느냐' 하는 점은 사회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했다.
"과거에는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 중 10분의 1만 폭발했는데 요즘은 4분의 1 또는 3분의 1이 폭발합니다. 좋은 양육을 경험하지 못하고 막 자라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한 사회의 경제 상태는 직접적으로 양육 경험과 연결됩니다. 어떤 아이들이 주로 폭발하는지 궁금하면 우리 사회에서 '누가 가장 괴롭게 사는가' 생각해보세요. 거기다 폭력적인 게임·입시 스트레스·학교 폭력 같은 '방아쇠'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이유 없이 욱한다고 여긴다. 김 교수는 "사실은 다 이유도 있고 경고 신호도 보내는데 어른들이 놓치는 것뿐"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부모들은 심지어 휴가를 가도 몸만 아이들과 한공간에 머무를 뿐, 정말로 아이들과 마음으로 교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3~4세가 넘은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해 교감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모 꾸중 몇마디에… 순간적으로 욕설·흉기

[욱하는 한국인, 자제력 잃은 한국] [5] 부모까지 때리는 아이들
-집에서부터 막나가는 폭행
누나보다 세뱃돈 적다고 할아버지 쫓아가 발로 차기도
-"걸어다니는 폭탄 너무 많아"
작은 계기만 있으면 바로 폭발… 욱하는 아이, 범죄자로 클수도


"미친○, 알지도 못하면서…. 꺼져."
지난달 주부 A(43·서울)씨가 두 딸이 싸우는 걸 말리다가 딸들로부터 들은 말이다. 중학교 2학년 큰딸과 초등학교 6학년 작은딸이 새 티셔츠를 서로 먼저 입겠다고 다퉜다. 언니가 티셔츠를 먼저 차지하자, 화가 난 동생이 언니에게 필통을 집어던졌다. 격분한 언니는 곧장 공부방 의자를 번쩍 들어 동생을 위협했다.

말리러 뛰어들어간 어머니에게 자매는 "씨○, 엄마는 도움이 안 돼!"라고 또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힘으로라도 두 아이의 몸싸움을 막으려 했다. 그러자 큰딸이 엄마를 밀쳐 넘어뜨렸다. 엄마와 딸들 사이에 대화나 설득의 시간은 없고 오직 욕설과 폭력만 오고 갔다. 가족관계가 깨져버릴 수 있는 상황까지 쉽게 막 나가버리는 일이 잦았다. A씨는 "1주일에 두세 번씩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면서 "사는 게 지옥"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1초 후'를 생각하지 않고 폭발하는 공간은 학교와 길거리뿐 아니다. 남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집안에서 부모에게 행패를 부리는 아이도 많다. 가족 안에서 발생하는 이런 욱하는 폭력은 외부로 드러나기도 치유하기도 어렵다.


어렸을 땐 발길질, 커서는 흉기

처음엔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유치원생 B(6)군은 상황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무에게나 발길질을 한다. 지난 설에는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할아버지에게 발길질을 했다. 설날 아침, 차례상을 치운 뒤 B군은 누나(8)와 나란히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세배를 했다. 세뱃돈으로 B군은 3000원, 누나는 5000원을 받았다. B군은 "왜 나는 세 장만 주느냐"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할머니가 "더 크면 5000원 주겠다"고 달랬지만 B군은 계속 씩씩거렸다. 할아버지가 B군을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B군은 할아버지를 따라가 발길질을 했다.

B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얼마나 세게 발길질을 했는지 연로한 시아버지 종아리에 멍이 들었다"면서 "아이가 화가 나면 조절할 줄 모르고, '왜 그랬냐'고 나무라면 '화나는데 어쩌란 말이냐'며 되레 소리를 지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