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19년 이야기

손주들의 방문과 넘치는 활력

돌샘 2019. 8. 9. 23:04

손주들의 방문과 넘치는 활력

(2019.8.4.)

아범이 저녁 식사 후 본가에 들리는 편에 준모와 지우도 동행한다고 연락해주었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오늘 제천 피서지에서 외갓집 농장에 들리고, 다시 집에 갔다가 할머니집에 오는 셈입니다. 아범은 표정에 다소 피곤함이 묻어났지만 준모와 지우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습니다. 남매가 앞을 다투어 하늘정원에 올라가더니 물분사기를 먼저 차지하겠다며 한바탕 쟁탈전을 벌렸습니다. 어제는 스파에서 하루 종일 수영과 물놀이를 했을 텐데 또 물장난을 하려드는 것을 보면 여름은 물놀이의 계절인가 봅니다. 분사기는 오빠와 동생이 번갈아 가며 가지고 노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준모는 분사기 노즐을 조정하여 물 분사형태를 여러 가지로 바꾸어 보고 허공에다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혔습니다. 지우는 분사기를 넘겨받아 화분에 물을 주고는 테이블 유리에 물을 뿌리며 놀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빠와 할애비를 향해 슬쩍슬쩍 물을 뿌리는 바람에 반칙이라며 분사기를 압수당했답니다.

 

지우는 거실 탁자에서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준모는 방에서 ‘루미큐브’블록을 가져나왔습니다. 할머니가 주신 과일을 먹고 나자 지우는 아빠에게 동화책을 읽어 달라 하였고 준모는 조부모와 ‘루미큐브’게임을 시작했습니다. 한 게임이 끝나고 블록을 정리할 때 지우가 할머니에게 다가와 무릎에 앉았습니다. 그러고는 들어라하는 듯 “난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는 싫어!”하였습니다. 어린 손녀가 농담으로 또 할애비를 은근슬쩍 놀리려 드나봅니다. “그래~, 할아버지를 싫어하면 지우는 앞으로 옥상 물놀이를 못하겠구나.”하고 응수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지우가 아무 말 없이 슬그머니 내 무릎으로 옮겨 앉아 애교를 부렸답니다. 하늘정원 물놀이가 할애비의 응원군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지우는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책을 한참 듣고는 내게도 읽어 달라하며 책을 가져왔습니다. 동화책 읽기와 TV 어린이 프로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휘력과 표현력을 길러나가는 모양입니다. 믿음직한 손자와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애교 넘치는 손녀와 얘기를 나누는 사이 여름밤은 깊어만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