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0)

강화도 연미정

돌샘 2020. 9. 11. 21:06

강화도 연미정(燕尾亭)

(2020.9.5.)

요즘은 나들이할 곳을 찾을 때 사람이 적게 모일 만한 장소를 선호하게 된다. 그렇다고 아무 곳에나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구경하기 좋으면서 사람이 적게 모이는 곳’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조건이 붙는다. 그간 강화도를 여러 번 여행하면서 북쪽 해변은 유적지도 별로 없고 군사지역이라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요즘 같은 시기에 ‘딱’이다 싶어 혹시 구경할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바닷가에 ‘연미정’이란 정자가 있는 것으로 검색되었다. 오후에 드라이브 겸 강화도 북쪽 해안 나들이에 나섰다. 강화대교를 건너기 직전 오른쪽에 있는 김포‘문수산성’에 잠깐 들렀다. 성문인 희우루(喜雨樓)에 오르니 턱 아래 강화대교가 보이고 김포와 강화사이의 바닷길이 강처럼 길게 펼쳐졌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광활하게 펼쳐진 대자연을 마주하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나보다.

 

강화대교를 건너 북측 해안도로로 접어드니, 오른쪽 바닷가에는 높은 철조망이 2열로 길게 늘어섰다. 회전교차로를 지나자 바다 쪽으로 ‘월곶진’의 문루인 ‘조해루(朝海樓)’가 시야에 들어왔다. ‘포토 존’에 올라서자 야트막한 언덕 위에 타원형으로 돌을 쌓아 만든 돈대가 보였다. ‘월곶돈대’라는데 돈대의 성곽 안에 ‘연미정(燕尾亭)’이란 정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강화도의 많은 돈대를 답사했지만 성곽내부에 정자가 조성된 곳은 유일한 것 같다.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자그만 했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빼어났다. 동쪽 ‘문수산성’에서 북쪽으로 뻗은 김포 땅과 땅끝 너머의 한강 그리고 한강에 떠있는 작은 섬 ‘유도’가 그림처럼 어우러져있었다. 북쪽 한강 건너편에 희끄무레한 빛깔로 길게 뻗은 산야는 북녘 땅이란다. ‘월곶’은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서해와 인천으로 흐르는 물길 모양이 제비꼬리(燕尾)와 같다하여 정자이름을 ‘연미정’이라 하였다. 정자 좌우측에 수령 500년이 넘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는데, 좌측 느티나무는 2019년 태풍에 부러져 그루터기만 남아있었다. 연미정 양쪽에 서있던 느티나무 한쪽을 잃고 나니, 휑하니 빈 공간이 못내 아쉬웠다. 방문객이 예상외로 많아 마스크를 계속 쓰고 관람해야 하는 것이 옥에 티였다.

 

이왕 강화도에 온 김에 부근 갑곶돈대로 향했다. 입구 매표소에 ‘코로나’로 임시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입장료를 받고 관리하는 ‘진(鎭)’, ‘보(堡)’, ‘돈대(墩臺)’ 등의 유적지가 폐쇄된 모양이다. 연미정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 곳이라 폐쇄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니 최근 복원한 듯한 ‘용진진’이 나타났다. 폐쇄되지는 않았지만 별 볼거리가 없는 듯 방문객도 보이지 않았다. 출입구였던 홍예문 위에는 누각이 복원되어 있고, 안쪽 언덕엔 용진진 관할 하에 있었던 ‘좌강돈대’가 복원되어 있었다. 돈대 위에 올라서 강처럼 길게 드리워진 강화와 김포사이의 바다(염하)와 들판을 바라보니 가슴이 툭~ 트이는 듯했다. 푸르던 김포평야와 강화들판에 누른빛이 감돌기 시작하니 추석이 다가오는 모양이다.

 

(문수산성 희우루)

 

 

(월곶진, 월곶돈대, 연미정)

 

 

(용진진, 좌강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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